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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회에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정기국회 개원 전인 8월 말~9월 초에 새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15일 문재인 전 대표의 SOS 요청으로 출범했던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원칙대로 하자"는 더민주 다수 의견에 따라 7개월 반 만에 끝나게 됐다.

◇37분 만에 '비대위 체제 끝' 결정

이날 비공개회의에는 당선자 123명 가운데 90여명이 참석했다. 토론에 나선 당선자 5명 가운데 4명이 8월 말, 9월 초 전당대회 개최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박홍근 의원은 "지금은 전당대회 시기를 두고 논란 벌일 것이 아니라 총선 민의(民意)를 받들어야 할 시기"라고 했고, 윤호중 의원은 "당헌·당규 등을 고려할 때 총선(4·13) 후 5개월 내인 9월 13일 이전에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옳다"고 했다. 하지만 설훈 의원은 "가장 이른 시일 안에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양승조 비대위원이 "8월 말, 9월 초로 하는 것에 이견 없느냐"고 세 차례 물었고 당선자들은 박수로 동의했다. 이날 당선자 회의는 37분 만에 끝났다. 민감한 지도 체제 문제를 결정하는 회의치고는 이례적으로 빨리 끝난 회의였다. 김종인 대표 체제의 연장을 주장한 의원은 없었다.

4·13 총선 직후 더민주에서는 5월 원내대표 선출 후 바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과 계파 갈등 재발 등을 고려해 '김종인 체제'를 연말까지 유지하자는 의견이 갈렸다.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물리적 시간도 고려됐지만 결국 양측이 중간에서 타협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구조조정이나 안보의 보수 등 기존 더민주 노선과 달리 가는 것에 대한 누적된 불만도 '비대위 연장 반대'의 중요 이유 중 하나였다.

◇김종인 "최소한 예의 갖추라"

김종인 대표는 이런 당내 기류를 미리 감지한 듯 모두 발언에서 "당대표에 관심 없다"며 길을 터줬다. 당내 분위기가 김 대표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정식 체제 복귀'로 모였기 때문에 김 대표로서는 선택 여지가 없었다. 김 대표는 "저는 한시라도 비대위를 해산하고 떠날 용의가 있지만, 최소한 원(院) 구성은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며 "원 구성을 하고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하도록 준비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저는 당대표에 대한 추호의 관심도 없다"며 "그런 사람을 놓고 (당대표) 추대니 경선이니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치를 한다고 해도 최소한의 인격과 예의를 갖춰줘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김 대표 측은 "추미애 의원과 손혜원 당선자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했다.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일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며 "(선거 때) '셀프 공천'과 '비례대표 파동'으로 지지자들을 등 돌리게 만들었다"며 호남 패배의 '김종인 책임론'을 제기했고, 친문(親文)인 손혜원 당선자는 2일 김 대표를 "노인"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선자들의 토론 때는 자리를 비웠다. 김 대표 측은 "한때 가까웠던 손 당선자가 '배지'를 단 뒤 변한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며 "김 대표가 친문(親文), 친노(親盧)와는 더 이상 함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당장 더민주를 떠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새 당대표 선출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내년 대선에서 할 역할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은 "내년 대선은 여야(與野) 간 이합집산이 이뤄지면서 전혀 다른 구도 속에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 논란이 정리되면서 더민주의 차기 당권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추미애(5선) 의원과 김진표,송영길(4선) 당선자가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친문, 친노계는 아직 직계 당대표 후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기고자 : 박수찬 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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