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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첫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정진석(56) 당선자는 3일 "우리에게는 (차기 대선까지) 18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며 "박근혜 정부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정권의 선발투수가 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본지 등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 여당이 제2당으로 전락한 것만이 위기가 아니고, 더 큰 위기는 우리 내부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절반 의석에 모자라는 우리 당이 내부 분열에 휘둘리고, 계파 타령하는 것은 절반에 못 미치는 정당을 반 토막 내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첫째도 단결, 둘째도 결속, 셋째도 화합"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기대를 모았던 박근혜 정부가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으니,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은 어렵다"고 했다. 그는 "천막 당사 시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나경원 의원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계파를 해체하자는 유기준 의원 말에도 100% 동의한다"며 "저는 계파가 없는 중도다. 무계파로 대동단결해야 한다는 것이 신념"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치(協治)하는 데 대해선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었던 2010년 당시 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함께 예산안을 12월 8일 처리했다"며 "김영삼 정부 이래 가장 빠른 기록이었으며, 당시 정책 조율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와 친분을 쌓은 것이 강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원내 협상 전략은 유연해야 한다"며 "상임위 구성에서도 여당이 늘 가져왔던 국방위와 외통위를 꼭 차지할 필요가 없다는 유연한 생각을 하겠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청(黨·靑) 관계에 대해서는 "집권 여당은 청와대와 협의하고 야당과 타협하는 협치를 해야 한다"면서도 "당·청 관계 역시 과거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면 변화되고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에 청와대의 일방적 지시가 먹힐 수가 없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에 대해서는 "혁신 비대위가 돼야 할지, 아니면 단순히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형이 돼야 할지는 연찬회를 비롯한 각종 진지한 토론을 통해 소속 의원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했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을지, 외부 비대위원장 체제로 비대위를 꾸릴 것인지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밝힌 것이다. 여권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단은 당선자들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당직자들에게 첫 당무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당이 이 상황인데 (휴일에도) 쉴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무 보고가 제대로 준비가 안 돼 싫은 소리를 했다"며 "원내대표직 수행과 관련된 법적인 논의도 했다"고 했다.

법적인 논의란 원외 인사인 정 원내대표가 바로 직을 수행하는 게 국회법이나 당헌·당규에 어긋날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 일단 당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정 원내대표는 4일 현충원 참배 일정을 시작으로 정의화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을 찾을 예정이다.

[정진석은 누구] 靑정무수석 지낸 충청 4選… MB·朴대통령 가교 역할도

JP가 정치에 입문시켜

정진석 원내대표는 친박·비박 등 특정 계파에 깊이 관여하지 않아 왔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충남 공주·연기의 자민련 후보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으나 이듬해 2005년 같은 지역에서 실시된 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후 국민중심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2007년 대선 직전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3선이 됐다.

2010년에는 "친박과의 가교 역할"을 주문한 이명박 대통령 요청에 따라 의원직을 버리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옮겼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시절인 2012년 19대 총선에는 지역구를 서울 중구로 옮겨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이후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국회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를 처음 정치에 입문시킨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각별한 사이다. 지금도 "JP를 모신 것이 나의 유일한 계파 활동"이라고 말한다. 내무부 장관과 6선 국회의원을 지낸 고 정석모 전 의원이 아버지다. 충남 공주 출생으로 성동고·고려대를 졸업했다. 아내 이미호씨와 두 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