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이란 방문을 마치고 4일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대(對)국회 소통 강화 행보에 시동을 걸 예정이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에서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하려면 국회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당장 여야(與野) 3당 지도부와 언제 회동할지가 관심사다. 청와대는 가급적 이른 시기에 만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가 가장 자연스럽게 만났던 방법이 '해외 방문 결과 설명' 형식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회와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만큼 여야 각 당과 회동 시기와 형태 문제 등의 논의를 시작해 볼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이란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이른 시일 안에 3당 대표를 만나도록 하겠다"며 "3당 대표와 만나는 것을 정례화하는 것을 긍정 검토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여야 3당의 지도 체제가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신임 정진석 원내대표를 뽑았지만 당대표 격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하지 못했다. 정식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언제 할지도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김종인 대표의 임기가 8월 말까지로 정해져 시한부 체제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3당 대표 회동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5월 중 회동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각 당의 지도 체제가 자리 잡는 상황을 보면서 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일정대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우선 3당 신임 원내대표들과 먼저 만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당 지도 체제가 완벽하게 짜일 때까지 기다리면 회동 시기가 5월을 훨씬 넘길 수도 있어 너무 늦어진다. 한 청와대 인사는 "이란 순방을 다녀온 것을 설명할 필요도 있고 경제활성화법 등 주요 법안 처리 협조를 당부하기도 해야 한다. 방법이 뭐가 있는지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7월 10일 당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 지도부와 청와대에서 회동해 세월호특별법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한 적도 있다. 다만 원내 지도부를 먼저 만나더라도, 신임 원내대표들 임기는 20대 국회가 개원하는 30일 시작되지만 청와대는 경제활성화 관련법 등의 19대 국회 처리를 당부해야 하는 처지여서 고민스러운 대목은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누리당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더민주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에게 축하 난(蘭)을 보냈다. 과거에는 야당 원내대표가 당선된 다음 날 난을 보냈는데 이날은 곧바로 보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에게도 축하 난을 보냈다. 야당 등 국회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지도부 회동이 성사되면 민생 현안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이란 방문에서 얻은 경제 안보 분야 성과를 설명하고, 서비스산업발전법과 노동 개혁 관련법 등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으로선 이 자리에서 야당의 협조를 어느 정도 이끌어 낼 수 있느냐가 향후 국정 운영에 중요하다. 기고자 : 정녹용
본문자수 : 162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