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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습기 살균제 유족 등으로 구성된 항의 방문단이 5일 오전(현지 시각) 런던에 있는 옥시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 주주총회장을 찾아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항의 방문에는 영국 내 환경시민단체 회원 7~8명도 동참했다. 레킷벤키저 측은 이들의 주총장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대신, 주총 의장이 주주들 앞에서 이 서한을 직접 낭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5세 아들을 잃은 김종덕씨와 국내 환경단체 대표인 최예종씨 등은 "레킷벤키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옥시의 살균제 때문에 한국에서 103명이 숨졌다는 사실을 영국 국민과 언론에 알리려고 왔다"며 "레킷벤키저는 지금이라도 살균제 개발과 판매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 보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레킷벤키저 제품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곳 영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영국 국민도 깨달아야 한다"고도 했다.

김씨 등은 레킷벤키저 최고경영자가 한국에 와서 피해자 가족 앞에서 직접 사과하고,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레킷벤키저의 모든 제품에 대해 안전 검사를 실시할 것 등을 주장했다.

현장 시위에 참석한 국제환경단체 '지구의 벗' 회원인 영국인 사이먼 불록씨는 "한국에서 일어난 비극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영국 회사가 그 비극에 연루돼 있다는 것은 수치스러운(shameful) 일"이라고 말했다.

항의 방문단은 레킷벤키저 이사진을 살인 및 살인교사 혐의로 런던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방문단은 6일 오전엔 레킷벤키저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이 회사의 라케시 카푸어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할 예정이다.

기고자 : 장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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