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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박, 음주운전 등으로 물의를 빚어 한동안 볼 수 없던 연예인들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으로 한꺼번에 돌아왔다. 6일 시작하는 KBS2 '어서옵SHOW' MC 노홍철을 비롯해 지난달 MBC '라디오스타' 게스트로 출연한 탁재훈, KBS2 '동네스타 전국방송 내보내기' MC 이수근 등이다. 지난주 KBS2 '배틀트립' 촬영에 들어간 이상민 역시 6년 만에 지상파 출연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이 대대적인 예능 개편에 들어가면서 다시 '부름'을 받았다. 채널이 다양화된 방송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수 있는 진행자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복귀에는 뚜렷한 기준이 없지만 최근 나름의 '공식'이 생겼다. 온라인 전용 콘텐츠로 출발해 케이블과 종편을 거친 뒤 지상파 파일럿 프로그램 등으로 무대를 옮겨가며 단계적으로 여론을 살피는 것이다. tvN 'SNL코리아', '코미디빅리그' 등 강도 높은 풍자 개그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에 나가 자신의 과거를 개그 소재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자숙 기간은 다양하다. 장동민의 경우 막말 논란으로 여러 차례 비난의 중심에 섰지만 "쉬는 것만이 자숙은 아니다"라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노홍철은 음주운전으로 방송을 하차한 지 10개월 만인 작년 9월 MBC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복귀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온라인 콘텐츠 tvNgo '길바닥쇼'와 tvN '내방의 품격'을 거쳐 다시 지상파에 진입했다. 불법도박으로 2013년 거의 동시에 방송을 떠났던 이수근과 김용만, 탁재훈은 각각 2년, 2년 반, 3년의 자숙 기간을 거쳐 케이블·웹 콘텐츠로 돌아왔다.

하지만 최근 복귀 연예인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다 조기 종영된 경우가 많았다. 요즘 대세인 '리얼리티 예능'에선 출연자의 심리와 인간 관계까지 섬세하게 포착해 드러낸다. '과거'가 있는 연예인을 보며 시청자들이 마음 편히 웃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자신의 상처와 실수를 스스로 조롱하는 '셀프 디스'도 마치 '복귀 전략'처럼 반복되니 불쾌하다는 시청자도 많다. 진실한 반성을 한 게 맞는지 의문스럽다는 것. '라디오스타'에서 시청자에게 사죄를 한다며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인 탁재훈이 대표적인 경우다. 춤을 추다가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고 다시 춤추기를 반복하는 '사죄댄스', 장구 치는 얼굴 뒤로 빨간 사과 그래픽을 합성한 '사죄의 장구 연주'까지 선보이자 "재미있다"는 평가와 "시청자를 놀리는 거냐"는 비판이 함께 쏟아졌다.

정석희 TV평론가는 "방송사들이 새 얼굴을 발굴하는 노력 대신 이미 검증된 인물만 선호하는 안일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며 "연예인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 엄격하면서도 공정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최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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