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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20명 넘는 초선 의원들이 20대 국회 개원(開院) 하루 전날인 오는 29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다 같이 방문하기로 했다. 이 행사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성사됐다. 아직 서로 간에 익숙하지 않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카톡방'이 의견과 정보 교환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진 박주민 당선자가 초선들의 '팽목항 방문'을 처음 제안한 것은 지난 4일, 더민주 초선 57명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었다. 5일 현재 26명의 초선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박 당선자는 "마침 초선 단체 '카톡방'이 만들어져서 거기에 제안을 한 것"이라며 "딱히 초선만 가자는 건 아닌데 (단체 카톡방이 없는) 재선 이상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지는 못했다"고 했다.

더민주의 초선 카톡방은 지난 3일 만들어졌다. 이날 전당대회 연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무위·당선자 연석회의가 열리면서 전체 의원들이 모이자 이철희 당선자를 비롯한 기동민·김경수·김병관·박용진 당선자 등 5명이 주도해 만들었다고 한다. 평소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던 김두관 당선자도 주변 초선들의 권유로 카카오톡 계정을 만들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희 당선자는 "20대 국회를 앞두고 초선들끼리 소통의 장을 만들어 보자는 차원에서 개설했다"며 "원내대표 후보들을 검증하는 '초선 청문회'를 한번 해보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카톡방에서는 공부 모임을 활성화하자는 논의부터 초선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임위원회 구성 논의를 위한 별도 조직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한다. 5일 신임 원내대변인으로 발탁된 기동민 당선자는 초선 카톡방에 임명 사실을 먼저 알리기도 했다.

더민주에는 이외에도 최운열 당선자가 주도해 만든 비례대표 카톡방이 있다. 이 방에는 비례 2번인 김종인 대표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최 당선자는 "아직은 식사 약속을 함께 잡으며 친목 도모 차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수준"이라고 했다. 45세 이하로만 이루어진 '주니어 카톡방'도 있다. 초선 10여 명으로 이루어진 이 방에는 재선으로는 유일하게 이언주 의원이 가입해 있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당선자를 중심으로 한 초선 카톡방을 일찌감치 만들었다. 지난 총선 기간 비례 당선자들은 익숙지 않은 선거법 정보를 카톡방에서 공유하며 선거 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초선들의 경우에는 "국회의원이 타고 다니는 차량은 나라에서 주는 것이냐"는 기초적인 사항부터 당헌·당규나 국회 운영까지 질문 공세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당선자는 "새누리·더민주에 비해 인원이 적다 보니 카톡방 대화를 통해 거의 '계모임' 수준으로 사이가 가까워졌다"고 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카톡방 정치'가 덜 활성화돼 있다. 지상욱 당선자는 통화에서 "지역구의 각종 단체, 동아리 등 지역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카톡방만 30여 개가 있지만 아직 당선자들끼리 카톡방을 만든 건 하나도 없다"고 했다. 백승주 당선자도 "필요할 경우 서로 전화로 연락하고 있고 SNS를 통한 단체 대화는 아직 없다"며 "서로 바빠 자주 볼 수 없으니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했다.

새누리 일각에서는 카톡방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 초선 당선자는 "카톡방은 대화 내용이 기록으로 남을 뿐더러 새어 나갈 우려도 크다"며 "말은, 해놓고 주워 담을 수라도 있는데 카톡은 전혀 그렇지 않아 우리 당에서는 분명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당선자도 "카톡으로 의견을 나눌 때는 항상 정제된 언어로 주의해 사용하게 된다"며 "쉽게 여겼다가는 어떤 일을 당할지 몰라 단체 카톡방은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래픽] 각당 초선의원 카톡방 기고자 : 박국희 양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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