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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인 뿌리 찾아주기'는 김길자(세례명 '데레사'·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수녀에게 소명이었다. 김 수녀는 1995년부터 매년 100여 명의 해외 입양된 이들과 상담하면서 이들 중 12명이 친부모와 재회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국에 입양돼 28년 만에 원어민 강사로 방한한 한 여성을 친부모와 만날 수 있게 했어요. 어머니는 딸을 부둥켜안은 채 '미안해… 미안해…' 하며 통곡하는데, 딸은 '엄마, 이렇게 행복한데 왜 울어' 하며 기뻐하더군요." 김 수녀는 상봉 자리에 동석했다가 울다 웃길 반복했다고 했다.

영어 교사였던 김 수녀는 1976년 수녀회에 들어와 영어 교습과 통역 일도 했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는 1915년부터 1994년 폐원 전까지 '백백합보육원'을 운영하며 고아들을 돌봤고, 보육원을 거쳐 간 아이들 대부분이 해외로 입양됐다. 김 수녀는 보육원 아동 1만2000여 명에 대한 입양 기록을 보존해 중앙입양원에 전달했다.

"모든 아동카드가 입양인에겐 생의 뿌리를 담은 소중한 기록이고, 모든 사연이 다 눈물이죠." 김 수녀가 보관해 온 아동카드에는 아이 사진, 아기가 발견된 장소, 추정 생년월일, 아기를 데려온 의뢰인 등이 담겨 있고, 일부엔 친권 포기서가 첨부돼 있다. "적지 않은 해외 입양인들이 아동카드에서 출생의 실마리라도 얻으려 찾아왔고, 친부모의 체온을 느끼려는 듯 카드를 가슴에 품은 채 하염없이 울기도 했어요."

김 수녀는 "여러 이유를 대며 만남을 거부하는 친부모가 많다"면서 "해외 입양인들은 엄마 품에 그냥 한번 안기는 게 소원이고, 생부모가 이들을 안아주는 것만큼 큰 선물도 없다"고 말했다.

김길자 수녀는 앞선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7일 오후 2시 경기 고양시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열리는 보건복지부 주최 '제11회 입양의 날(매년 5월 11일)' 기념행사에서다. 김 수녀는 "대문 앞에 버려진 아이들 돌봄에 평생을 바친 선배 수녀들이 받아야 할 상"이라고 했다.

김 수녀를 포함한 입양 관련 유공자 21명에 대한 포상도 진행된다. 차성수 한국입양홍보회 이사(서울 금천구청장)는 입양 홍보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2006년 딸 둘(당시 3, 6세)과 2008년 딸 하나(당시 8세)를 공개 입양했다. 신애경 ㈜제이비에어 대표이사는 1991년부터 입양 인식 개선 거리 캠페인, 국외 입양인 초청 행사 후원 등을 벌였다. 두 사람은 입양 문화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기고자 : 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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