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초코파이 봉지에 지폐를 숨겨 항공 화물로 보내는 수법으로 100억원대의 미국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이 같은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총책 A(40)씨와 운반책 B(32)씨 등 필리핀인 2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달러를 바꿔준 한국인 환전상과 필리핀인 모집책 등 공범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A씨 등은 국내에 체류하는 필리핀인들의 의뢰를 받아 지난 2009년 1월부터 최근까지 약 137억원어치의 미국 달러를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혐의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초코파이 봉지가 은박 포장이 돼 있어 지폐를 넣어도 공항에서 쉽게 적발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고 진술했다. 과자 봉지 1개당 100달러짜리 지폐 5∼30장을 넣어 부쳤고, 액수가 클 경우 B씨가 직접 비행기를 타고 운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996년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입국한 뒤 약 20년간 국내에 불법 체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자신처럼 불법 체류하고 있는 필리핀인의 외화 송금을 돕는 방법으로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챙겼다. B씨는 필리핀으로 달러를 운반하는 대가로 밀반출 한 번에 30만원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 불법 체류 중인 필리핀인들이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화 송금을 할 경우 신분이 드러날 것을 걱정한다는 점을 노린 범죄"라고 말했다.

기고자 : 윤형준
본문자수 : 724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