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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아내 지시로 집 안 대청소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온몸에 근육통이 왔어요. 오늘은 자신이 없습니다."

차범근(63) U-20(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엄살부터 떨었다. 9일 경기도 용인의 골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6 축구인 골프대회에 출전한 그는 "축구인들은 하체가 좋아서 아무래도 골프에 강하다"며 "집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선 축구와 골프가 닮았다"고 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지낸 후 대한축구협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지 않았던 그는 2017년 한국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에 지난달 선임되며 공식적인 축구 행정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차범근 부위원장은 77타를 쳤다.

이날 행사에는 79명의 축구인이 참가해 골프 실력을 겨뤘다. 모처럼 필드에 모인 축구인들은 실수를 연발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올해 첫 라운드에 나섰다고 했다. 현역 시절 당한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걸음걸이가 불편한 슈틸리케 감독은 90타로 눈에 띄는 성적은 남기지 못했지만, 벙커샷을 모두 그린에 올리며 벙커샷상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벙커샷이 많았다는 건 그만큼 벙커에 많이 빠뜨렸다는 얘긴데 왜 상을 주는지 모르겠다"며 멋쩍어했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 황선홍 전 포항 감독 등 스타 지도자들도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작년 제2회 대회 챔피언인 신 감독은 이날도 75타로 실력 발휘를 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님의 티샷을 보니 챌린지(프로축구 2부 리그) 수준"이라며 웃었다.

이번 대회 우승은 실력별 가중치를 두는 순위산정방식에 따라 서정원 수원 감독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