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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객관식 설문지 돌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자들에게 2개 문항으로 된 설문지를 돌렸다. 첫째 질문은 '비대위 구성에서 선호하는 유형 1가지를 선택해 주십시오'로 돼 있고, 보기로는 ①관리 비대위(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겸직, 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 활동에 집중) ②관리 비대위+별도 혁신위(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 활동에 집중, 특별 기구인 혁신위를 구성해 당 혁신안 마련 등) ③진단 비대위(외부 비대위원장이 총선 패배 원인 진단 및 전당대회 준비, 차기 지도부가 비대위 진단을 바탕으로 혁신안 마련) ④혁신 비대위(외부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당 혁신 작업 주도 등) ⑤기타(다른 의견 기재) 등이 제시됐다. 뒷번호로 갈수록 비대위의 권한이 커지는 내용이었다.
설문지를 받아든 당선자들의 반응은 계파별로 나뉘었다. 친박계는 대체로 ②번을 선호했다. 친박계는 "전당대회는 전당대회대로 하고 당 혁신 작업은 별도 혁신위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른바 '투 트랙론'이다. 당 혁신 쪽에 너무 무게가 실리다 보면 총선 패배에 대한 친박 책임론이 불거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반면 비박계는 ④번을 선호했다. 전대에서 '친박 책임론'을 부각시키려면 외부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쥐고 당 쇄신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박계 일각에서도 "전당대회에서 당의 노선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도 쇄신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②번을 선호하는 답변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설문지의 둘째 질문은 주관식으로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한 인물을 써 달라'는 것이었다. 당내와 당외를 구분해서 쓰게 돼 있었다. 당 밖에선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 조순형 전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됐다. 당내 인사로는 김황식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거론됐다.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까지 겸직하는 게 낫다는 회신도 있었다고 한다.
◇"당권·대권 분리도 재검토"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7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권(黨權)과 대권(大權) 분리를 규정한 현 당헌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2003년부터 대선 후보로 출마하려는 사람은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선출직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했다.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 당대표와 대선 후보를 같은 사람이 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최근 이 조항을 폐지하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 일각에서도 나온다.
이런 주장은 4·13 총선에서 오세훈·김문수 등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낙선하면서 새누리당이 인물난을 겪는 것과 관련이 있다. 지금은 사람을 키우는 게 중요하지 당권·대권 분리를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당을 살리고 싶어도 현행 당권·대권 분리 규정 때문에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철우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당권·대권 분리 조항은 폐지돼야 한다"며 "당권과 대권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고 영웅을 만들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총선 패배로 가뜩이나 인재풀이 좁아진 상황에서 한가하게 당권·대권 분리를 고집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일각에선 당권·대권 분리 폐지가 어렵다면 절충안으로 '1년 6개월' 조항을 '6개월'로 줄이자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 최고위원 중심의 집단 지도 체제가 비효율적이므로 이를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지난 총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 당내 계파 갈등인데, 이것이 최고위를 통해 여과 없이 표출되면서 민심을 잃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여기에는 친박·비박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기고자 : 이옥진 황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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