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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자는 여론조사 수치를 넘어서는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10일 밤(현지 시각) 현재 두테르테 후보는 유효 투표의 38.6%인 1567만표를 얻어 951만표(23.4%)에 그친 집권 자유당 소속 마누엘 로하스 전 내무장관을 600만표가 넘는 큰 차이로 따돌렸다. 선거 직전인 5월 초 진행된 여론조사 때 지지율(33%)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두테르테 당선자는 "국민의 통치 위임을 겸손히 받아들인다. 자나깨나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현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집권 자유당 로하스 후보는 선거 막판 반(反)두테르테 표를 결집하는 데 성공했으나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명 영화배우의 수양딸로 선거 중반전까지 선두를 지켰던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은 코라손 아키노·글로리아 아로요에 이어 세 번째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지만 두테르테 돌풍을 이기지 못하고 3위에 머물렀다. 그는 이날 패배를 시인하고 두테르테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부통령 선거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집권당 소속 여성 변호사인 레니 로브레도(1377만표) 후보가 독재자 마르코스 아들 페르디난도 마르코스(1354만표)에 근소한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필리핀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구성하지 않고 따로 선거를 치른다. 이 때문에 대통령과 부통령이 서로 다른 정당 소속으로 대립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표] 필리핀 대선 개표 현황 기고자 : 정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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