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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을 바꾸면 운명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곧 습관이 운명이란 뜻이다. 습관을 만드는 것은 우리 자신이지만, 결국엔 그 습관이 우리 삶을 만들어 가게 되므로 좋은 습관들을 갖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운명과 직결되는 습관이 있다면 단연코 '안전'이다.

유난히 재난사고가 잦았던 2014년 여름밤, 서울의 한 대학교 9층짜리 기숙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담배꽁초에서 시작된 불씨가 순식간에 4층 높이만큼 타올라 기숙사 안에 머물던 150여 명의 목숨을 위협했다. 이 사고는 한 명의 중상자도 없이 화재 발생 12분 만에 초기 진화됐다.

비결은 사건 발생 두 달 전에 실시한 화재 대피훈련 덕분이었다. 기숙사생 80여 명은 합동 비상대피훈련에 참여해 화재 시 대피요령과 소화기·소화전을 사용한 초기진화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을 담당했던 소방관은 "당시 학생들이 실전처럼 최선을 다해 훈련했다"고 말했다.

대형 화재로 이어져 큰 인명 피해를 낼 수 있었던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학생들은 훈련에서 배웠던 매뉴얼대로 소화기와 소화전을 사용해 초기 진화에 나서 건물 안까지 화마가 번지는 것을 막았다. 평상시에 소화기·소화전의 위치와 사용법을 알아 둔 습관 하나가 150여 명의 운명을 바꿨다.

최근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2015년 전국 화재발생현황'에 따르면 화재 발생 원인 중 부주의가 2만3516건(5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부주의가 습관이 된 우리 사회에서 국민 모두가 조금만 화재에 주의하고 안전수칙을 체득(體得)한다면 화재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인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힘'이란 책에서 습관이 형성되는 이유가 우리 뇌가 활동을 절약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떤 자극도 주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두면 뇌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거의 모든 일을 습관으로 전환해 휴식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따라서 습관을 바꾸려면 일상이 바뀌어야 하고, 그 일상이 바뀌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행동의 고리를 끊어 줄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숙사 화재 사건에서 '교육'과 '훈련'이 이런 역할을 했다. 안전을 생각하는 작은 관심과 습관은 우리의 미래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바꿔줄 것이다.

김명현 소방안전협회장 기고자 : 김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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