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사진)의 '강속구 타율'은 '0'이다. 박병호가 시속 95마일(153㎞) 이상의 강속구 앞에서 유독 맥을 못 추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박병호는 11일 미 프로야구(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벌인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이날도 빠른 공에 대한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두 번째 타석(4회)에선 98마일(158㎞) 직구를 때렸다가 땅볼로 물러났고, 네 번째 타석(9회)에도 95마일 직구에 땅볼을 쳤다. 나머지 두 번의 타석에서는 빠른 공에 카운트가 몰려 고전하다 변화구에 삼진을 당했다. 트윈스는 3대5로 졌다.

11일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박병호가 때려낸 안타 22개는 모두 95마일 미만 공을 쳤을 때 나온 것이었다. 홈런 7개도 여기에 포함된다.

95마일 이상 강속구에는 아직까지 속수무책이다. 95마일 이상 공을 때렸다가 뜬공이나 땅볼로 아웃된 것이 7차례였고, 헛스윙 삼진도 3개였다. 95마일 이상 공을 상대한 10타수에서 무안타를 기록한 것이다. 어느 정도 공을 갖다 맞히는 데는 성공하고 있으나 타격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메이저리그는 '강속구 괴물'들이 즐비하다. 직구 구속만 봐도 작년 시즌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는 평균 146.7㎞로, KBO리그 평균(140.5㎞)보다 6㎞ 정도 빠르다. 강속구 대응력이 떨어지는 건 큰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와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뛰어난 강속구 대처 능력 덕분에 메이저리그에 순탄하게 적응했다. 지난해 95마일 이상 공을 상대로 한 타율(30타수 이상)에서 추신수는 전체 1위(0.471), 강정호는 2위(0.422)였다.

전문가들은 빠른 공 적응이 메이저리그 안착의 마지막 과제라고 분석한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아직 낯선 강속구에 고전하고 있지만, 강속구도 경험을 통해 적응할 수 있으므로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빠른 공 앞에 작아지는 박병호 기고자 : 오유교
본문자수 : 103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