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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은 극심한 내수 침체를 촉발할 것이다."

"사회가 투명해지면 중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오히려 보탬이 된다."

부패 척결을 목표로 한 김영란법이 단기적으로 내수에 마이너스라는 예측에는 별 이견이 없지만, 경제에 미칠 충격의 크기에 대해선 의견 차이가 있다. 또 장기적으로 경제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도 크게 엇길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 도입에 따라 기업 접대비가 연간 4503억원 감소한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충격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 절반 이상이 공무원"이라며 "공무원의 경우 오히려 2003년 도입된 공무원윤리강령(식사 3만원, 부조금 5만원)보다 액수가 상향됐다"고 했다.

정부와 민간의 접촉이 줄면서 '불통(不通)'이 초래할 사회적 비용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현 정부에서 내세우는 창조경제, 규제 완화 등 수요자 중심 정책을 위해서는 민관이 세부 조율을 해야 하는데, 김영란법은 공무원이 외부 인사를 만나는 대신 전화·이메일로 교류하게 만든다"며 "민관 사이 간극이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준협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인맥 관리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줄고, 대신 '투명한 의사결정'이라는 경제 인프라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전망이 엇갈리는 부분은 김영란법의 장기 효과다. 정부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우리나라 사회 청렴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1.0%포인트 오른다는 분석이 있다"고 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낮을수록 부패가 심함)는 100점 만점에 56점으로, OECD 34개 회원국 중 27위다.

반면 규제에 많은 비용이 소요돼 경제적 효율이 오히려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좋은 규제란 대상이 명확해야 하는데 김영란법은 대상이 민관을 막론하고 매우 포괄적인 데다가, 금액 한도는 개인의 필요를 반영하지 않고 '식사 3만원' 등으로 경직적"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규제 대상이 넓으면 단속 등 집행 자체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정책 효과를 거두려면 고위 공무원, 정치인 등으로 대상을 좁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