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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사과(謝過) 문제를 놓고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11일 국회의원들과 설전(舌戰)을 벌였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는 입법 미비 등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는 거부했다.

윤 장관은 이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장삿속만 챙기는 상혼과 제품안전관리 법제 미비가 중첩되면서 빚어진 대규모 인명살상 사고"라며 정부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윤 장관은 "피해자와 가족분들의 고통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진력하고 있으나 그분들 입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야당 의원들은 "그건 공식 사과가 아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윤 장관 뒷자리에서 회의를 참관하고 있던 피해자 가족 안성우(40)씨를 가리키며 "피해자 가족에게 왜 사과를 못하느냐. 사과할 의향이 없는 거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당시 관련 법제가 분명히 구멍이 있었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정부가 책임을 통감한다는 발언은 사실상 그런 뜻을 담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더민주 우원식 의원은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고 해서 세월호 사건과 자꾸 비교된다"며 거듭 윤 장관의 명확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윤 장관은 "저는 이미 (비슷한) 취지의 말씀을 드렸다"며 버텼다.

윤 장관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환자들을 만나러 다니셨느냐"고 묻자, "아니 왜 제가 만나야 되느냐. 의사가 만나고…"라고 말했다가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는 출시 당시 획기적인 제품으로 광고되면서 주목받았지만 정부가 유해성분 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따졌고, 윤 장관은 "당시 (유해물질 관리는) 산업부의 소관이었기 때문에 (나는) 소비자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피해자 지원 대책과 관련해 "간병 및 생활비와 요양 수당을 지원하는 방안을 다른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가습기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치료비와 장례비 등만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생활비 등으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윤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산모는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배 속 태아(胎兒)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태아 한 명이 피해를 봤다는 사례가 있다"면서 "추가 피해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사고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 "다림질 보조제 등도 위해 우려 제품으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고자 : 손장훈 엄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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