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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29·브라질)가 한국 프로축구 초유의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프로축구 정규리그인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 클럽 정상을 가리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참가하는 FA컵 득점왕을 석권하는 것이다. 한국 프로축구에선 두 대회에서 동시에 득점왕에 오른 경우도 지금까지 없었다. 2011년 이동국(전북)이 9골로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올랐지만, K리그에선 16골로 데얀(24골·서울)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아직 리그 초반이 진행되고 있지만 벌써부터 아드리아노의 '득점왕 트레블(3관왕)'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그의 활약은 폭발적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선 조별리그 6경기만 뛰고도 10골을 터뜨렸다. 2위 이고르 세르게프(팍타코르·5골)의 두 배다. 지난 시즌 득점 1위(8골·히카르두 굴라트)의 기록도 일찌감치 넘어섰다. 굴라트의 기록은 당시 결승전까지 14경기에 출전한 뒤 세운 것이다. 아드리아노는 K리그 클래식에선 성남의 티아고, 광주 정조국과 함께 6골(9경기)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압권은 11일 열린 대구FC와의 FA컵 32강전이었다. 서울은 챌린지(2부 리그)팀인 대구를 맞아 두 골을 먼저 내주며 고전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반 11분 아드리아노를 투입했고, 그 직후부터 그라운드엔 골 폭풍이 몰아쳤다. 아드리아노는 후반 29분과 32분 잇달아 골망을 갈라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전에서 다시 두 골을 뽑아 4대2 역전극을 완성했다. 64분간 네 골을 몰아쳤다. 이번 시즌 한 경기에 세 골 이상을 터뜨린 해트트릭만 세 번이다.

그는 한 경기만 치르고 4골로 단숨에 FA컵 득점 선두로 나섰다. 최근 5년간 FA컵에서는 5골 이상을 넣은 득점왕이 나오지 않았다. 4골 이상 득점한 선수에 한해 득점상을 주는 규정에 따라 2012~2013년과 2015년엔 수상자도 없었다.

FA컵 4골로 올 시즌 개막 두 달 반 만에 총 20골을 달성한 아드리아노는 대구전이 끝나고 "골을 넣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했다. 최용수 감독은 "아드리아노는 내가 본 공격수 중 볼 터치가 가장 좋다"며 "어떻게든 슈팅하기 좋은 위치로 공을 가져다 놓는다"고 말했다.

아드리아노의 활약에 힘입어 서울은 고공 행진 중이다. K리그 선두를 달리고, 챔피언스리그 16강에도 안착해 있다. 2007년 브라질 프로리그에 데뷔했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여러 팀을 전전했던 아드리아노는 서울에서 기량이 만개하며 '서울의 아들'이란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정작 서울 구단은 아드리아노가 너무 잘해서 고민이다. 아드리아노가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아시아 프로축구 최고 공격수로 떠오르면서, '차이나 머니'의 공세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몇몇 중국 구단이 다가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거액으로 아드리아노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빈민가 출신인 아드리아노는 "부양해야 할 가족이 20명이 넘는다. 가족을 위해 뛴다"고 말하는 선수다. 중국 구단이 거액 연봉을 제시하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아드리아노에게 밖에서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당연히 뺏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픽] '득점왕 트레블' 노리는 아드리아노 기고자 : 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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