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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가정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이다. 동네에서 20년간 운영해 왔다. 19명 정원의 소규모여서 아이들 각각을 잘 알고 보살핀다. 보육교사는 상당한 정신적·육체적 노동이 필요하다.

그런데 작년 서울시가 '국공립 어린이집+1000' 사업을 발표하며 힘들어졌다. 2018년까지 1000개의 어린이집을 만든다고 한다. 국공립은 신설인 데다 건축비를 정부와 지자체가 부담하니 시설도 좋다. 서울시는 공격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반면 가정 어린이집은 개인 부담이어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 가정 어린이집 4곳이 있었는데 한 곳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떠났다. 우리도 작년에 겨우 버텼는데, 올해는 국공립 정원이 두 배로 늘면서 반도 채우지 못했다. 선생님 한 분을 줄였고, 어머니는 월급을 두 달째 포기했다. 반면 국공립은 보육교사 월급의 80%를 국가가 지원한다. 긴 세월 어머니가 쌓아온 노하우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개개인이 지어 운영하는 '비영리사업'에 가까운데, 모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SSM(기업형 수퍼마켓) 사태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정부의 차별적 지원이 상생 가능성을 깨뜨리지 않기 바란다.

이신영·서울 동작구 기고자 : 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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