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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는 막말 못지않게 다른 정치인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세계적으로 넥타이를 매지 않는 정치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와 달리, 그는 항상 반들반들 빛나는 재질의 넥타이를 매고 대중 앞에 선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트럼프와 사라지는 넥타이'라는 기사에서 "세계 정치권에서는 넥타이의 인기 쇠퇴가 두드러지지만, 트럼프는 변함없이 넥타이를 사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타이(no tie)'를 선호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지난달 영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윌리엄 왕세손, 해리 왕자를 만나 사진을 찍었는데, 세 사람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오바마는 지난 2월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 사망 관련 기자회견에서도 넥타이를 매지 않아 언론의 공격을 받았다.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자리인데 대통령으로서 에티켓이 부족했다는 지적이었다. 오바마의 '넥타이 홀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3년에도 한 온라인 경제 전문지가 '오바마는 넥타이 사업을 죽일 생각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미디어 컨설턴트 태미 하다드는 MSNBC에 "오바마의 노타이 선호는 정치를 좀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유럽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런던 사우스워크 대성당에서 취임 선서를 한 사디크 칸 신임 런던 시장도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작년 그리스 경제를 부도 직전까지 몰고갔던 치프라스 총리 역시 노타이가 트레이드 마크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날 때도 노타이 차림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나 칸 시장, 치프라스 총리 등이 진보 성향이라 넥타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보수당 출신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노타이를 좋아한다. 2013년 영국서 열린 G8 정상회담 당시 모든 정상이 넥타이를 매지 않았는데, "(부담 없이) 캐주얼한 차림으로 하자"는 캐머런 총리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반면 트럼프는 고급 넥타이에 정장 차림을 애용한다. NYT는 "트럼프는 '뉴 룩(new look)'이 아니라 확실하게 '올드 룩(old look)'을 대변하는 인물"이라며 "'탐욕은 좋은 것(greed is good)'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자아도취에 빠져 있던 1980년대 월스트리트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기고자 : 오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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