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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세종시로 이전한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특별 분양받은 아파트 분양권을 불법 전매(轉賣)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대전지검 특수부(부장 문홍성)는 최근 세종시 한솔동과 종촌동 등에 있는 대형 부동산 중개업소 6곳을 압수 수색해 아파트 분양권 거래 내역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또 지난 201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세종시에 신고된 총 1만여건의 아파트 분양권 전매 기록 자료도 제출받았다.

이번 검찰 수사는 세종시의 고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는 일부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불법적으로 분양권 전매를 알선한 정황을 확인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한다. 주택법에 따르면 불법 분양권 전매 행위를 한 사람은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수사의 초점은 '공무원 특별공급' 제도 등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어겨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판 공무원들에게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특별공급은 공무원들이 세종시 아파트 중 일정 물량(2013년까지 최대 70%)을 일반인과 경쟁하지 않고 우선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10년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에서 아파트를 처음 분양할 때까지만 해도 공무원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관심이 시들했다. 이 때문에 분양 가격도 저렴했고, 전매 제한 규정도 1년으로 느슨한 편이었다.

그러나 첫 분양 직후부터 예상과 달리 세종시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세종시에서 처음 분양한 퍼스트프라임 84㎡의 경우 분양 가격은 1억6000만원 정도였지만, 분양 직후부터 매년 시세가 1000만원 안팎씩 상승해 현재는 2억3000만원 정도 한다. 현재 분양권 상태로 거래되는 단지 가운데 도램마을 9단지(제일풍경채) 106㎡의 경우 분양 가격이 3억38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5월 프리미엄이 9500만원이나 붙어 4억33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처럼 아파트 분양권에 수천만원씩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공무원들이 분양 전매 기간을 어겨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2014년 3월부터 공무원의 세종시 아파트 전매 제한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그러나 지난 1월 취득세 4500만원을 감면받고 아파트를 산 뒤 전매 제한 기간에 아파트를 팔아 넘긴 공무원 9명이 세종시 조사에서 적발되는 등 투기 의혹이 가시지 않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세종시 조사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 말까지 세종시 아파트를 특별공급받은 공무원 9900여명 중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고 입주한 공무원은 6198명에 불과했다. 정부는 세종시 아파트에 당첨된 공무원 중 3700여명이 입주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분양권을 전매해 시세차익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분양권 전매는 부처에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한국정책방송원은 특별공급 당첨자의 36%가 입주 이전에 분양권을 팔았다. 심지어 투기를 감시해야 할 국토교통부와 국세청 공무원 당첨자도 각각 7.5%, 4.2%가 분양권 장사를 했다.

물론 당첨된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거나 분양권을 전매한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검찰과 관련 당국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적으로 전매 제한 기간을 어기고 아파트를 전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공식적으로는 "아직은 압수 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라며 신중한 자세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세종시에 와서 일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 것인데 투기의 온상(溫床)이 돼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행정 당국의 조사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수사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물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단 일부 불법 전매 알선 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혐의들이 확인되면 수사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의심스러운 아파트 거래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금융 거래 내역을 추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관가(官街)와 부동산업계는 검찰 수사 소식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중앙 부처의 과장급 인사는 "검찰이 설마 아무 근거 없이 압수 수색을 했겠느냐"며 "공무원 중 다수는 아니더라도 일부 불법 전매를 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 부처 사무관은 "세종시로 올 때 프리미엄이 3000만원까지 붙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앞으로 검찰 수사가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중개업소 밀집 지역인 세종시 한솔동의 중개업소들은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다. E부동산 관계자는 "평소 하루 3건 이상 아파트 거래 관련 상담이 있었지만 최근 검찰이 수사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고객 발길이 뚝 끊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