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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메달 사냥을 위해 선발된 한국 여자배구 대표선수 14명 중 5명에겐 공통점이 있다. 황연주(30), 김수지(29), 김연경(28), 배유나(27), 강소휘(19)가 모두 안산 원곡중학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3분의 1이 넘는 선수가 같은 중학교 출신인 건 다른 대표팀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원곡중 배구부는 지난 23년간 전국대회에서 30여 차례나 우승하며 배구 명문의 입지를 굳혔다. 김연경과 김수지가 2학년이고 황연주가 3학년이던 2001년엔 4차례 전국대회에서 우승 2번, 준우승 2번을 하며 최전성기를 누렸다.

지금은 '여자 배구의 메시'라 불리는 김연경도 중학교 생활을 통해서 성장했다. 당시엔 공을 다루는 감각이 뛰어났지만 170㎝가 안 되는 키 탓에 주로 벤치를 지켰다고 한다. 실의에 빠진 김연경은 배구를 그만두려 했지만, 김동열(56) 당시 감독이 "넌 손발도 크고 팔다리도 기니까 곧 키가 클 것"이라고 붙잡아 등 떠밀리듯 배구를 계속했다. 고교에 진학한 김연경은 스무 살이 넘어서까지 키가 자라 대표팀 최장신인 192㎝가 됐다. 김 감독은 원곡중학교를 통해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를 길러낸 숨은 스승이다. 지금 대표팀의 원곡중 5인방이 모두 김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김연경과 원곡중·한일전산여고 동기인 김수지는 중학교 때까지 또래 선수 가운데 경쟁자가 없을 정도의 에이스였다. 180㎝가 넘는 키로 블로킹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배구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고교 진학 이후 김연경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김수지는 2인자가 됐다. 원곡중 5인방 중 나머지 네 명이 신인왕 출신이지만, 김수지만 유일하게 신인상을 못 받았다. 그 해 신인왕이 바로 동창인 김연경이었다. 김수지는 김동열 감독의 딸이다.

'제2의 김연경'이라 불린 2015~16시즌 신인상 수상자 강소휘도 원곡중에서 기량이 만개한 선수다. 강소휘는 원곡중 배구부 시절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찾아온 김연경을 보고 꿈을 키웠다고 한다. 처음엔 떨려서 말을 못 걸었을 정도였다. 홀로 딸 둘을 키워야 했던 강소휘의 어머니는 김 감독의 소개로 원곡중 급식소에서 일하며 뒷바라지를 했다. 가냘픈 외모로 '꽃사슴'이란 별명이 붙은 황연주도 원곡중에서 배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또래보다 늦었지만 운동 신경이 뛰어나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고 한다. 배유나도 원곡중으로 진학하면서 기량을 꽃피운 선수다.

국가대표 요람인 원곡중은 1993년 창단했다. 김 감독은 그때부터 2013년까지 20년간 원곡중 배구부를 이끌었다. 지금은 원곡고교를 지도하고 있다. 김 감독은 "모든 학생을 내 딸처럼 생각하고 기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지난해 그는 원곡고 배구부 제자 4명을 프로에 진출시키며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원곡중 5인방'을 주축으로 한 대표팀은 14~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참가해 본선행 티켓을 노린다. 4년 전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0대3으로 패하며 4위에 그친 대표팀은 올해 반드시 메달을 딴다는 각오다. 14일 오전 10시 이탈리아전을 시작으로, 15일 네덜란드, 17일 일본, 18일 카자흐스탄, 20일 페루, 21일 태국, 22일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는다.

대회에 참가하는 8팀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은 아시아 한 팀과, 이를 제외한 상위 세 팀이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그래픽] 황연주·김연경·김수지·배유나·강소휘 선수 프로필 기고자 : 김승재 임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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