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실시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수도인 워싱턴DC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승격하는 데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이 문제가 대선의 새로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는 최근 이 지역 흑인 주간지인 '워싱턴 인포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수도인 워싱턴DC 주민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권리를 부정당하고 있다"며, 주 승격 캠페인의 '강력한 지지자(vocal champion)'임을 자처했다. 그는 "워싱턴DC 주민은 군대도 가고 판사로도 근무하고 세금도 내는데 정작 연방의회에서 투표권은 없다"고 했다. 워싱턴DC는 주가 아닌 특별행정구역이어서 연방 상·하원의원을 직접 뽑을 수 없고, 자체 입법권이나 예산권도 없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워싱턴DC는 버몬트주나 와이오밍주보다 인구가 많고 세금도 22개 주 정부보다 더 많이 내고 있다.

힐러리는 "선거권을 박탈당한 이곳 주민에게 해결책이 필요하다. 주 승격을 열렬하게 지지하겠다"며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부터 공격했다.

트럼프가 지난 3월 워싱턴포스트 경영진과 편집팀을 만난 자리에서 "워싱턴DC의 주 승격은 참 힘든 문제"라고 언급한 사실을 끄집어내 "트럼프가 이 문제에 별로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고 했다. 공화당은 민주당 성향이 강한 워싱턴DC의 주 승격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시 정부는 주 승격에 관한 주민 찬반투표를 오는 11월 열리는 대통령 선거 때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힘겨루기와 별개로 워싱턴DC에 영토를 할양한 메릴랜드와 버지니아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도 중요해 주 승격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기고자 : 윤정호
본문자수 : 87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