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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이 자가 치료를 위해 직접 만들어 쓴 칼, 병으로 변형된 손을 대신해 옷 단추를 끼울 수 있게 도운 단추 끼우개, 뜨거운 솥을 옮길 때 쓰던 솥들개…. 이처럼 한센인의 포한이 서린 유물 10종, 총 18점이 '차별과 격리의 땅' 소록도에서 새로 문을 여는 한센병 박물관에 전시된다.

국립소록도병원은 개원 100주년과 제13회 한센인의 날을 맞아 17일 세계 최대 한센병 박물관을 개관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유물들은 문화재 등록을 추진 중이다.

한센병 박물관은 소록도가 지닌 역사적 가치를 담고 한센인을 대변·치유하기 위한 인권·문화·예술·교육 공간으로, 지상 2층에 연면적 2006㎡ 규모다. 1층엔 보이는 수장고와 아트숍, 2층엔 5개 주제(한센병·인권·삶·국립소록도병원·친구들)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이 있다. 소록도 입구에 흉물로 버려진 옛 병사(病舍) 1개 동은 소록도 100주년 기념시설물로 새 단장됐다.

17일 공식 기념식에선 40여 년간 소록도 한센인을 돌본 '한센인의 천사' 마리안느(오스트리아) 수녀가 참석한 가운데 문화·체육 행사가 진행되며, 김정희 아프리카 어린이 돕는 모임 대표(국민훈장), 이길용 한국한센총연합회장(국민포장), 박영주 국립소록도병원 시설주사, 김정명 한센총연합회울산경남지부장(이상 대통령표창) 등 유공자 8명에게 훈·포장이 수여된다. 영국·뉴질랜드·일본·중국·인도 등 9개국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해 한센 역사·인권·의료·재활을 주제로 국제 학술회도 연다.

기고자 : 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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