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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與圈)에 '충청도 전성시대'가 열렸다. 당·청(黨·靑)의 수뇌부가 모두 충청권 인사들로 채워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세 차례 충북지사를 지낸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을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위기의 새누리당을 이끌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장도 충남 공주 출신이고, 당 개혁을 책임지게 된 김용태 혁신위원장도 대전 출신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충북(제천) 출신인 이원종 비서실장을 임명하면서 같은 충북(음성) 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정치권에선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충청권 출신 인사 모임인 '청명회'에도 함께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과)친분이 두텁다고들 하는데 같은 고향인 정도"라며 "뵌 지도 오래됐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일단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인선(人選)"이라는 말이 나온다. 4·13 총선에서 지역주의가 다소 허물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영호남이 각각 여야의 텃밭인 상황에서 충청권 표심(票心)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가 갈린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총선의 경우 여당이 충청권에서 야당을 앞서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욱 커진 측면도 있다. 충청권 전체에서 새누리당은 14석, 더불어민주당은 12석을 얻었다. 국민의당은 충청권에서 1석도 얻지 못했다.

새누리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정진석 의원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총선에서 여당에 대한 신뢰를 유지했던 충청권의 중량급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했다. 사무총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지금 여당은 충청권 민심을 우호적으로 받아 안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반 총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도 많다. 올 연말에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는 반 총장은 여당의 총선 참패 후에도 각종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충청권과 영남권에서는 1위다. 반 총장은 오는 25일 방한(訪韓)해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길에 안동과 예천을 방문하는 등 경북 지역에서 1박2일을 보낼 예정이다. 영남 지역의 한 친박 의원은 "당·청을 이끌고 있는 지도부 인사들이 대부분 충청권으로 채워진 만큼 반 총장과 교감할 수 있는 길이 더욱 넓어진 건 맞다"고 했다. 기고자 :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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