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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아침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양팔을 열어젖히며 본지 취재팀을 맞이했다. 전통의상 '바틱'을 입은 조코위 대통령은 본지 김창균 편집국장과 50여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미소를 띠며 "(인도네시아가) 혁신할 테니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했다. 그는 "특히 경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집무실인 '이스타나 메르데카(Istana Merdeka)'는 수도 자카르타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었다. 대통령궁 담 너머로 분주히 달리는 택시들이 보였다. 응접실로 이동하는 동안 한 보좌관은 "대통령은 수시로 밖에 나가 인파 속에 파묻히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마치 한류(韓流) 스타처럼 보인다"고 했다.

―올 1분기 성장률이 5%였다. 2014년 대통령 취임 후 변화를 꼽는다면?

"취임 후 규제 혁신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이미 12차례에 걸쳐 금융·영화 등 규제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또 전국 곳곳에서 철도·항만·물류 등 인프라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프라 건설이 끝나면 물류 비용이 줄어드는 등 효율적인 경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규제 혁신과 인프라 구축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양대 국정 과제다."

―취임 후 개혁 과정이 만족스러운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장관들에게 한 달에 한 건씩 규제 혁신 성과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영화나 의약품, 디지털 시장 등을 외국 자본에 개방했다. 모두 100개 이상의 분야에서 규제를 풀었다. 경쟁력을 도입해 경제 체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개혁을 하다 보면 갈등과 반발이 따르기 마련이다.

"누구든 설득해야 한다면 기꺼이 만나서 대화한다. 대통령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관료들이 이행하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그래서 확인에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사업이 제대로 진척되는지 수도 없이 확인한다."

―대통령 취임 후 '블루수칸(blusukan· 현장에서 배운다는 뜻)이란 용어가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마트라 인프라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6차례나 현장을 다녀왔다. 사람들을 만나 필요한 게 뭔지 물어본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정책을 집행해나갈 수 있다.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 읽는 것보다 현장에서 소통하는 게 낫다."

―인도네시아는 큰 잠재력을 갖고 있고, 아세안을 이끄는 대표 주자이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다녀온 이유는.

"디지털 경제가 제조업의 근본을 바꿔 나갈 것으로 생각돼 실리콘밸리의 IT 기업을 방문했다. 향후 5년간 해마다 200개의 인도네시아 스타트업들을 실리콘밸리에 보낼 계획이다. 모두 1000개의 회사가 실리콘밸리에 다녀오는 셈이다. 이 중 일부만 돌아오더라도 인도네시아에는 최첨단 디지털 산업이 뿌리를 내릴 것이다.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서도 디지털 경제와 창조산업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나 음악 등 문화 창조 산업 분야에서 우리는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각료 중에 창조경제(Creative Economy)를 담당하는 장관이 있던데.

"지금까지의 경제 산업 구조를 창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굴뚝 산업에 첨단 소프트웨어를 접목시켜 경쟁력을 높이는 등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한국이 추진하는 창조경제와 맥을 같이한다."

―어떤 분야의 투자를 기대하는가.

"한국 기업들이 제조업, 에너지와 항만·도로·발전소 등 인프라 건설 분야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딸이 케이팝(K-pop) 팬이라 들었다.

"그렇다. 나도 케이팝을 좋아한다. 딸 손에 이끌려 슈퍼주니어 콘서트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덕분에 슈퍼주니어 노래도 안다(웃음). 많은 인도네시아 국민이 동양적 정서가 비슷한 한류를 좋아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인상은.

"강한 의지력, 원칙주의, 그리고 혁신적인 분으로 기억에 남는다." 기고자 : 김창균 김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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