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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5일 임시 지도부 역할을 할 비상대책위원 10명 중 7명을 비박(非朴)계로 채우는 인사를 발표했다. 4·13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당의 쇄신안을 내놓을 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에도 강성(强性) 비주류에 속하는 김용태 의원을 선임했다.

당분간 새누리당의 '간판' 역할을 할 두 기구를 모두 비박계에 내준 것이다.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키로 하면서 당 안팎에서 '도로 친박당'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와중에서, 정 원내대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과감한 인선 카드를 뽑아 든 것이다. 여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혁신' 밑그림 그리기가 시작됐다는 관측도 있다.

◇비대위 10명 중 7명이 비박

정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원에 김세연·김영우·이진복·이혜훈·홍일표·한기호·정운천 당선자 등 7명을 선임했다. 여기에 정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 등 3명이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 비대위원 10명 중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정 원내대표와 친박 김 정책위의장, 한기호 의원을 제외한 7명은 모두 비박계다. 그냥 비박계도 아니고 강성에 반박(反朴) 성향이 대다수다. 김세연·이혜훈 당선자는 유승민 무소속 당선자와 가까운 사이고, 김영우·이진복·홍문표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 '측근' 수준이다. 홍일표 의원도 당 쇄신 목소리를 내왔고, 정운천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옛 친이계 인사다. 특히 김영우·김세연 당선자는 한때 정진석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을 반대했던 '새혁모(새누리혁신모임)' 소속으로 활동했다. 정 원내대표로선 자신을 반대하던 사람들에게 당권(黨權)을 내준 셈이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원은 중량감 있고 합리적인 인사들을 중심으로 지역 안배를 고려했고, 계파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비대위는 8월 전당대회까지만 당을 관리할 임시 지도부이기 때문에 친박과 비박 간 진검 승부는 결국 전당대회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계 관계자는 "친박계가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관리형 비대위 선택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불거지자 난처해진 상황을 만회하고 시간을 벌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했다.

◇혁신위원장도 강성 비주류 김용태

정 원내대표는 이날 당 혁신위원장에는 '쓴소리맨'으로 불리는 김용태 의원을 선임했다. 정 원내대표는 인사를 발표하면서 "비대위와 혁신위는 문제 있는 새누리당의 구태(舊態)의 껍데기를 안과 밖에서 동시에 '줄탁동기(啐啄同機)'로 쪼아대 벗겨 내겠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거듭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이다.

김 의원은 이재오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함께 옛 민중당 출신이다. 현 여권과는 김영삼 정부 때 언론 분석을 맡았던 비선 조직 '광화문팀'의 막내로 들어가면서 인연을 맺었다.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 캠프에 합류했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 야당세가 강했던 서울 양천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이번 총선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지난 4·13 총선 공천 파동 때에는 이한구 공천위원장 등 친박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비박계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여전히 당의 주류는 122명의 당선자 중 70명 이상을 차지하는 친박계다. 친박계는 일단 비박계에 당 혁신 작업을 맡겨두고 전열을 정비해 8월 전당대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표] 새누리당 비대위원 기고자 : 황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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