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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전통주와 전통 음식의 만남' 행사를 연다. 올해로 9번째이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술이 최고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래선지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런저런 외국 술에 심취해 정작 우리 술에는 관심이 없거나 멀리하는 실정이다. '전통주와 전통 음식의 만남'은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 시작한 행사인데 이제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도 관심을 갖게 되어 작년 운현궁에서 가진 행사에는 많은 주한 외국 대사도 찾아왔다. 그들에게 우리나라 각 지방의 다양한 술과 그에 어울리는 우리 음식의 매력을 전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여러 지역의 술 관련 단체들도 단순히 전통주만이 아닌, 그에 맞는 음식에도 관심 갖게 되면서 지난해 충북 영동에서 우리 술과 안주 경연대회가 열렸고, 경기 가평에서는 주안상대회가 열리는 등 다양한 경연이 있었다. 이제 우리도 우리의 술과 음식으로 식문화를 되살리는 한편 전통주의 상품화를 서둘러야 할 때가 됐다. 상품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줄잡아 300가지가 넘는 지역별 고유의 술 혹은 집안의 내림술을 발굴해 상품으로 개발하는 일이다. 그러자면 먼저 지역별 우수 전통주를 찾아내고, 가문 고유의 경쟁력 있는 내림술을 찾아내야 한다.

필자도 식사를 위해 한식당을 찾곤 한다. 얼마 전에는 서울 양재동의 어느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주인장이 반주라며 술을 내왔다. 술맛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랐다. "어디서 사왔느냐"고 물으니 "예전부터 집에서 만들어왔는데 가까운 손님들께 서비스로 조금씩 드린다"고 했다.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마침 정부는 올해부터 소규모라면 누구나 술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주세법을 완화시켰다. 한식당들이 그 집만의 고유 술을 만들어 인기를 얻으면 찾는 이가 늘 것이고, 그 술에 어울리는 음식도 잘 팔릴 것이다.

이렇게 각 지역 고유의 술과 음식이 재현되거나 개량되면 한식당들의 수입도 늘 것이다. 더불어 지역 경제에도 기여할 테니 일석삼조일 것이다. 이를 위해 무얼 해야 할까. 전국 각지의 한식당 종사자와 주인들에게 그 지역 내림술을 알리고 가르치는 것이 우선이다. 이렇게 사라져가던 술을 되찾고 나아가 상품화하면 우리의 술 문화, 음식 문화를 세계인과 함께 즐기는 날이 올 것이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 기고자 : 윤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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