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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뒤, 잠실 구장에선 또 다른 대포가 터졌다. 이번엔 두산 김재환(28)이었다. 그는 KIA 외국인 투수 지크로부터 우중간을 넘기는 솔로포(비거리 115m)를 뽑아냈다. 히메네스와 김재환이 나란히 12호 아치를 그린 LG와 두산은 이날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34시즌 동안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한 선수가 홈런왕에 오른 건 1995년 김상호(25개)와 1998년 타이런 우즈(42개) 두 명뿐이었다. 홈 플레이트에서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가 125m, 좌우 짧은 곳까지 거리가 100m인 잠실 구장은 다른 구장에 비해 3~5m 정도 길다. 이곳을 홈으로 둔 LG와 두산 타자들이 많은 홈런을 치기 어려웠던 이유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히메네스와 김재환, 88년생 동갑내기 두 타자가 '장군 멍군'하며 홈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우즈 이후 18년 만에 '잠실 홈런왕'이 나올 가능성도 보인다.
지난해 시즌 도중 합류해 70경기에서 11홈런을 친 히메네스는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이 아니다. 미 프로야구(MLB) 68경기에서 홈런을 1개도 때리지 못했다. LG도 그를 '수비 좋은 중거리 타자'로 영입했다. 하지만 올해는 34경기에 나서 이미 작년보다 많은 홈런을 때렸다. 하체를 이용하는 타격 폼으로 바꾼 게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그아웃에서 한국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그는 팀 역사상 첫 홈런왕을 노린다.
김재환은 다른 경쟁자들보다 7~11경기를 덜 치르고도 홈런 1위다. 8.1타석(97타석 12홈런)마다 한 번씩 담장을 넘겼다. 지난해 박병호(11.7타석당 1개)보다 좋은 페이스다. 2군을 전전하던 김재환은 올 시즌 김현수가 MLB로 떠나면서 기회를 잡았다. 안치용 KBS N 해설위원은 "파워는 원래 박병호보다 강했다"며 "타격 폼이 과거 MLB의 홈런왕 켄 그리피 주니어처럼 간결하고 물 흐르듯 예쁘다"고 했다.
이들 뒤를 최형우(삼성·10개)와 테임즈(NC)·정의윤(SK·각 9개)이 바짝 뒤쫓고 있다. 전문가들은 히메네스와 김재환이 넓은 잠실 구장의 불리함을 딛고 홈런 타이틀을 거머쥐려면 시즌 막판까지 체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척에선 홈팀 넥센이 NC를 5대3으로 물리쳤다. 넥센 선발 신재영은 6이닝 2실점 하며 시즌 6승째(2패)를 챙겼다. 포항에선 삼성이 10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포수 조인성의 끝내기 패스트볼로 한화를 5대4로 꺾었다.
[표] 역대 두산·LG 홈런 타자 순위(30홈런 이상) 기고자 : 최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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