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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약하지만, 꾸준한 성장의 지속."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의 대표 경제학자들이 내다본 세계경제의 가까운 미래다. 로버트 고든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군트람 볼프 벨기에 브뤼겔연구소 소장,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 바이충언 중국 칭화대 교수 등은 18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둘째 날 첫 세션 '글로벌 경제, 어디로 가나'에서 이러한 의견을 내놨다.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가 진행한 이 세션에서 4인의 경제 전문가들은 '금융 위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전반적 저성장의 기조는 탈출하기 어렵겠지만, 저금리와 각국 정부의 구조 개혁 노력에 힘입어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중국 경제의 경착륙,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와 같은 돌발 악재(negative shock)가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세계경제에서 가장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 경제는 금융 위기 이후 지속된 양적 완화로 가계와 기업의 부채 부담이 줄어들고, 셰일 가스 혁명으로 소비가 회복되며 지난 2년간 연 2~3%씩 성장해 왔다. 고든 교수는 "금융 위기 이후 18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신규 취업자들의 임금도 매년 2~2.5%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3~4년간 경기 팽창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럽 경제의 경우 이보다 어려운 상황이 예상됐다. 볼프 소장은 "10여년 만에 유럽이 성장 궤도로 돌아왔고,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도 좋아지고 있지만 잠복된 어려움들이 많다"고 했다. 여전히 높은 실업률, 악성 부채로 인한 금융권 부실, 난민 유입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과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 가능성 등 정치적 문제 등이다. 이런 것들이 투자 심리를 억눌러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볼프 소장은 "비록 점진적이지만 EU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감에 따라 경제성장의 기조는 계속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기관차로 자리매김한 중국은 우려와 낙관을 동시에 내놨다. 바이 교수는 "중국 경제가 점점 노동력이 아닌 자본에 의존한 성장을 하면서 기존의 성장 기조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 시장이 아닌 정부의 투자에 의존한 성장 전략 역시 점점 비효율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올해 1분기 창업이 작년 대비 27.5%나 늘어나고, 금융 부문의 개혁도 가속화하면서 전망은 밝다"고 했다.

4인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희미하게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세계경제를 단번에 '패닉(panic)'으로 몰아넣을 돌발 악재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타 이사장과 볼프 소장은 "중국은 금융 부문에 별문제가 없다지만, 중국의 민간 부채는 과거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때보다 더 심한 GDP의 160% 수준"이라며 '중국발 금융 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고든 교수는 또 "달러 강세의 기조가 미국 경제의 성장세 후퇴와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감소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표] 4개국 경제 전문가의 경제 전망 기고자 : 정철환 안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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