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지난 17일 2박3일 일정으로 홍콩을 찾았다. 중국 국가 지도자급으로선 2012년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방문 이후 4년 만이고, 시진핑(習近平) 정권 출범 이후로는 처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 위원장은 18일 홍콩 완차이(灣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신실크로드) 서밋' 기조연설에서 "중앙정부는 홍콩의 번영과 지속성, 국가 전략상 역할을 매우 중시한다"며 "이 사업을 위해 홍콩이 역할을 강화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홍콩의 글로벌 위안화 허브사업, 일대일로 국가 교류, 중국 도시들과의 공동 시장 개척도 적극 돕겠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저녁엔 10명의 홍콩 입법의원(국회의원)을 만났다. 특히 이 중 4명은 민주당파 의원이었다. 민주당파는 홍콩 행정수반인 행정장관 직선제를 놓고 중앙정부와 대립해온 반중(反中) 성향의 인사들이다. 홍콩 내에서는 장 위원장의 이번 방문을 직선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골이 깊어진 홍콩의 반중 정서를 달래기 위한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홍콩은 올해 1분기 유통업 매출이 1999년 아시아 경제 위기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침체에 빠져 있다. 2014년 대규모 반중국 시위로 대륙 관광객이 급감한 것이 결정타였다. 이런 홍콩을 향해 장 위원장은 일대일로를 지렛대 삼아 '당근'을 내밀었다. 민주당파를 만나서는 중국 중앙정부를 향해 불만을 표출해온 홍콩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 공산당 홍콩·마카오업무 협조소조 조장(팀장)이기도 한 장 위원장은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말하는 것(看, 聽, 講)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고 했다. 기고자 : 이길성
본문자수 : 896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