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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8일 광주에서 열린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당을 대표해 참석한 후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가 있는 충남 공주로 이동했다. 전날 친박계의 당 전국위원회 '보이콧'으로 자신의 비대위·혁신위 구성안이 거부당한 뒤 첫 공개 일정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광주에서 공주로 이동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집권 여당에서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무산의 의미가 무엇인지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당분간 공주에 머물며 자신과 당의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는 말이었다.

정 원내대표의 선택지는 4가지 정도다. 우선 전국위를 재소집해 비대위·혁신위 구성안 통과를 재차 시도해볼 수 있다. 당내 비박계가 대체로 이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친박계의 반대로 전국위가 무산된 지난 17일과 똑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으로는 당 주류인 친박계와 완전히 갈라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친박 측의 요구를 수용해 비대위 구성안을 새로 짜고 이를 전국위에 올리는 것이다. 이 경우 친박계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는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정치인 정진석'을 생각하면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비박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세 번째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당기는 방안이다. 비대위를 생략하고 곧바로 차기 지도부를 구성해 당 혁신 작업까지 맡기는 방법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친박계든 비박계든 총선에 책임이 있든 없든, 나올 사람은 모두 나와서 당권(黨權)을 놓고 진검 승부를 벌이고 그 결과에 승복하자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비대위나 혁신위 구성에서 손을 떼고 원내대표직만 유지하는 경우다. 정 원내대표는 30일 제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당선자 신분을 떼고 정식으로 당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된다. 정 원내대표 주변에서는 "친박과 비박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지내느니 원내대표직만 충실히 수행하는 게 낫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 집권 여당을 지도부 없는 '뇌사(腦死)' 상태로 장기간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정 원내대표 측은 자신이 구상한 비대위·혁신위 구성안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안을 동시에 전국위에 안건으로 올리고 이 중 하나를 당원들로 하여금 선택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 원내대표는 19일 이후 상경해 자신의 구상을 밝힐 예정으로 알려졌다.



기고자 : 황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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