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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20대 A씨는 지난해 1월 친구 나모(22)씨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속칭 대포폰(남의 이름으로 개통한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게 명의를 빌려주면 사례금으로 30만원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나씨가 시키는 대로 주민등록증 사본과 은행 계좌 번호를 넘겨줬다. 나씨와 함께 서울 관악구에 있는 휴대전화 대리점을 방문해 휴대전화 서비스 가입 신청서도 직접 썼다. 며칠 뒤 그의 계좌에는 30만원이 입금됐다. 손쉽게 돈을 벌었다고 생각한 그는 지인(知人)들에게 나씨를 소개했다. 지인들도 나씨에게 이름을 빌려주고 3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한 달 뒤 그의 집으로 50만원이 넘는 통신 요금 청구서가 날아왔다. 청구서에는 해외 로밍 서비스와 모바일 결제 요금이 포함돼 있었다. 또 단말기 대금도 24개월 할부로 청구됐다.

검찰 조사 결과 나씨는 휴대전화를 1대당 50만원씩 받고 대포폰 유통업자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33명이나 됐다. 피해자 중에는 국제전화 통화료 등으로 3430만원을 청구당한 사람도 있었다. 나씨가 끼친 손해는 총 1억200만원이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 신성식)는 나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기고자 : 김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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