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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지 사흘 만에 돌연 퇴원했다. 롯데그룹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 결정을 위한 정신 감정을 받기 위해 지난 16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신 총괄회장이 19일 오후 3시 20분 퇴원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의 숙소로 돌아갔다.

성년후견인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성인을 대신해 재산관리와 법률행위의 대리·동의권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성년후견인 지정이 확정되면 "아버지가 나를 후계자로 선택했다"는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어 롯데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리해진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총괄회장의 강력한 거부 의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의료진과 협의를 거쳐 퇴원을 결정했다"며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그룹 측은 "법원과 합의된 절차를 갑자기 무시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경영권 탈환의 기회로 삼은 올 6월 말 일본롯데홀딩스 정기 주총 이전에 성년후견인 지정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시간끌기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3월 서울가정법원의 결정에 따라 4월 말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정신건강 검증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해 지난 16일 입원했다. 2주간 의료진 감정을 받은 뒤 분석 과정을 거쳐 이르면 6월 말 법원이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었다. 서울가정법원은 "조만간 심문 기일을 지정해 향후 절차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