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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 로빈슨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흑인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다. 그는 1955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홈스틸을 성공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2루나 3루 도루는 많지만, 홈스틸은 흔하지 않다. 이렇게 어려운 것을 그는 월드시리즈에서 해냈고, 야구사에서 매우 독창적인 플레이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오리지널스'(한국경제신문)를 읽으며 그를 떠올렸다. 창의성이나 독창성을 강조한 자기 계발서는 많지만, 이 책처럼 기존 통념을 무너뜨리면서 색다른 재미를 주는 책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통념 하나. '나이 든 사람은 창의성이 떨어진다.' 과연 그럴까. 유명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20대에 지은 시가 단 한 편도 없다. 30대에 지은 시도 그의 작품 중 8%에 불과했고 마흔이 넘어 그 유명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을 발표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50대에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저자는 젊은 시절의 창의성과 성숙한 나이의 창의성은 유형이 다를 뿐이라고 말한다. 젊을 때는 아이디어와 개념에 대한 창의성이 돋보이는 반면, 나이가 들수록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성이 커진다고 말한다.

통념 둘. '할 일을 미루지 마라.' 마틴 루서 킹 목사 하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란 문구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의 연설 원문엔 이런 문구가 없었다. 연설문 완성을 끝까지 미루다 연설 중간에 덧붙인 '애드립'이었다. 독창성은 서두른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할 일을 미루면서 계속 고민해 얻어지는 '미완성 효과'도 중요하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독창성이 뛰어난 인물은 일을 미루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건너뛰진 않는다. 그들은 전략적으로 꾸물거리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하고 수정·보완하면서 점진적으로 발전시킨다.킹 목사가 즉흥적으로 생각해낸 유명한 구절은 사실 수많은 예행연습의 결과인 셈이다.'

요령 하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고 싶다면? 다소 힘 빠지는 대답일지 모르지만 아이디어를 많이 내면 된다.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독창성을 보여준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낸 사람이고, 그들은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낸 기간에 가장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스스로 또는 자녀가 독창적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독자에게 권한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기고자 : 배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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