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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에서 시험 개장한 상하이 디즈니랜드에는 첫날부터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일부 시설만 개방했고, 비까지 내렸지만 최첨단 놀이시설을 타기 위한 줄이 수백 미터 이어졌다. 6월 16일 정식 개장일의 입장권은 판매 시작 한 시간 만에 동났고, 암표 가격은 정상가의 10배를 넘는 3899위안(70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동북아 3국에서 테마파크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세계 3번째, 아시아에서는 제일 큰 디즈니랜드가 개장하고,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는 6조원을 들여 2024년까지 시설을 두 배 늘린다. 한국도 20일 'K컬처밸리' 테마파크를 착공했고, 경기도 화성시에서 55만㎡ 규모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테마파크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키(Key) 콘텐츠"라며 "아시아 관광 지도를 바꿀 테마파크 경쟁에 한국도 뛰어든 셈"이라고 했다.

◇테마파크 사업 키우는 중국과 일본

총 55억달러(6조5400억원)가 투자된 상하이 디즈니랜드 프로젝트는 상하이시 정부의 작품이다. 상하이시는 2010년 관련 기업 3개사를 동원해 '상하이 선디그룹'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토지를 99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디즈니랜드까지 지하철도 연결했다. 중국 증권가는 디즈니랜드로 상하이 지역에 연간 350억위안(약 6조3000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일상 하나투어 팀장은 "국내에서도 20~30대 젊은 층과 아동 동반 가족을 중심으로 상하이 디즈니랜드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일본도 천문학적 자금을 테마파크에 쏟아붓고 있다. 2014년 450억엔(4865억원)을 들여 '해리포터 테마관'을 만들어 1년간 290만명의 관광객을 추가로 끌어온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2020년까지 400억엔(4320억원)을 투자, 닌텐도와 함께 '슈퍼마리오 테마관'을 만들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올 1~5월 하나투어를 통해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장권을 예약한 인원만 4만9000여명이다. 도쿄 디즈니랜드도 2024년까지 약 5400억엔(5조8299억원)을 투자, 새로운 테마관을 만들고 기존 시설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한국은 10년 지지부진하다 최근 재추진

반면 한국은 10여년 전부터 추진한 테마파크 사업들이 땅값과 투자자 유치 등의 문제로 지지부진한 채 표류해왔다. 20일 착공한 'K컬처밸리'도 2006년부터 중견 건설 업체에 맡겨 추진했던 사업이지만,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으며 사업이 무산된 적이 있다. 현재 경기도 화성에 추진 중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2007년 롯데그룹이 추진하기 시작했으나 2012년 땅값 문제로 사업이 중단됐고, 작년 말부터 재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에서는 테마파크를 관광 인프라로 보고 정부가 다양한 지원을 했지만 한국에서는 '특혜 사업'으로 간주해 지원은커녕 규제를 가했기 때문에 사업이 번번이 무산됐다"고 분석했다.

◇"차별화된 콘텐츠 필요"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글로벌 테마파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브랜드와 규모, 운영 노하우에서 앞서는 중국과 일본의 글로벌 테마파크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핵심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한류 콘텐츠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외국인 사이에서 '그곳에 가면 뛰어난 한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날 테마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록 교수는 "기존의 테마파크와는 뭔가 다른 것을 담아 특화하지 않으면 테마파크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한류도 영원하지 않을 수 있고,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 K컬처밸리 테마파크 구역 배치도 / 한류 월드 위치도

[그래픽]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 / 일본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

[그래픽] 한국·중국·일본의 주요 테마파크 비교 기고자 : 김성민 최인준
본문자수 : 201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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