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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꽉 막힌 당 수습의 물꼬를 트기 위해 '당선인·당협위원장 총회'를 25일 열어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포함한 수습책을 묻기로 했다.

당 관계자들은 "친박(親朴)과 비박(非朴)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정 원내대표가 사실상 '재신임'을 묻는 승부수를 띄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중진의원들이 생각할 '거리'를 또 줬다. 심사숙고하겠다"고 했다. 이날 중진의원들이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채 자신에게 '결정 권한'을 다시 떠넘겼다는 것이다.

지금 당내 친박과 비박의 강경파들이 요구하는 수습책은 정 원내대표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 비박계에선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라"고 하지만 이는 당내 다수파인 친박계의 '추인'을 받기 힘들다. 그렇다고 친박계 말대로 비박계 비대위원 7명의 인선을 전면 무효화하거나 유승민 의원과 친한 비대위원만을 쳐낼 경우 '친박에게 무릎 꿇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정 원내대표가 독단으로 당의 진로를 결정하기보다 '총회'로 결정권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중진회의에서 제시된 친박과 비박의 비대위·혁신위 구상을 총회에서 안건으로 내걸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비대위원장을 따로 다시 뽑자"고 결정이 되면 정 원내대표로서도 손을 뗄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정 원내대표 측은 "중진의원들이 정 원내대표에게 '결정권'을 줬다지만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총회'가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래 정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에서 선출됐다. 하지만 이번에 당선자에다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포함하는 총회를 여는 것은 그나마 친박의 수적 우위 구도를 줄여보자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당선자 122명 가운데는 친박이 70여명을 차지하는 등 친박이 절대 우세하다. 그러나 원외 위원장의 경우는 친박과 비박의 차이가 작고 중립 성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날 비박계 중진들도 당선자·원외 당협위원장 총회를 열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고자 : 선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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