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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홍만표 변호사를 소개한 게 브로커 이민희씨라면 이숨투자자문 소유주 송창수(40·수감 중)씨에게 최유정 변호사를 소개한 건 브로커 이동찬(44)씨다. 이민희씨는 '돈도 떨어지고 숨을 곳도 없어' 자수했지만, 이동찬씨는 한 달 가까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도피 중이다.

이동찬씨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계기가 된 정 대표와 최 변호사 간의 '수임료 50억 공방' 때 최 변호사 대신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그는 최 변호사 사무장인 권모(39)씨의 휴대전화와 명함을 들고 다니며 자신이 권씨인 양 행세했다.

취재진에게도 권씨 행세를 하면서 "정 대표로부터 20억원을 받았지만 정 대표가 연루된 사건 16건을 맡은 변호사 30여명에게 나눠줬다" "우린 피해자"라고 했다. 그는 "검찰이 수사하면 다 입증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정작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곧바로 자취를 감췄다.

이동찬씨는 사실상 최 변호사와 동업자 비슷한 관계였던 것으로 법조계에 알려져 있다. 사무장으로 등록돼 있는 권씨도 이씨의 측근이라고 한다. 이씨는 금괴 밀수, 조세 포탈,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받은 전력이 있다. 여성 경찰관과 4년간 동거하며 160건가량의 수배 정보를 빼낸 사실도 재판에서 드러났다. 이씨는 2008년 수사를 피해 중국으로 밀항했다가 잡혀 온 일도 있었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보석과 집행유예 대가로 받은 불법자금은 70억원인데, 그와 가족의 대여금고에서 나온 돈이 13억원에 불과한 점으로 볼 때 이동찬씨가 그 돈 중 상당 부분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민희씨를 쫓던 검거 인력을 이동찬씨 검거에 투입했다.
기고자 : 신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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