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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스페인이라 하더라도 이기기 위해 준비할 것이다. 질 것이라 생각한다면 원정을 갈 필요가 없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23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유럽 원정 2연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 20명을 발표했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3월 태국에 승리하며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기록을 달성했다. 9경기 연속 무실점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성적은 주로 아시아 국가 등 약팀과 상대해 쌓은 것이다. 이번 유럽 원정 평가전이 제대로 전력을 점검할 기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4위인 한국은 다음 달 1일 오후 11시 30분 스페인(6위)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5일 오후 10시 체코(29위)와 프라하에서 경기한다. 6월 10일 개막하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에서 2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스페인은 슈틸리케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만나는 가장 강한 팀이다. 오는 29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서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은 한국전에 뛰지 않을 전망이지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와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세스크 파브레가스(첼시) 등 쟁쟁한 스타들이 출격할 예정이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우리 수준을 냉정하게 평가할 기회"라며 이번 경기에 의미를 부여했다.

스페인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최정예 선수를 뽑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해외파 선수들을 월드컵 최종 예선에 선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 말대로 그는 이청용·박주호·김진수 등 부진한 유럽파를 과감하게 이번 명단에서 제외했다. 새끼발가락 부상으로 빠진 '중원의 핵' 구자철의 공백은 3년8개월 만에 대표팀에 깜짝 발탁된 윤빛가람(옌볜)이 채우게 됐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황의조(성남)와 석현준(포르투)이 차지했다.

명단을 보면 측면 수비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 드러난다. 한국의 왼쪽 수비를 책임졌던 박주호와 김진수가 빠지고 윤석영(찰턴)이 새로 뽑혔지만, 윤석영도 최근 기복이 심했다. 차두리 이후 뚜렷한 대안이 없는 오른쪽 수비 포지션엔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임창우(알 와흐다)와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 이용(상무)이 이름을 올렸다.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손흥민(토트넘) 등 시즌을 마친 해외파 선수 7명은 이날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정식 소집일은 29일이지만 "스페인전만큼은 완벽하게 대비를 해야 하니 일찍 준비하자"고 뜻을 모은 것이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은 이번 유럽 원정에 동참하기 위해 기초 군사훈련까지 미뤘다. 손흥민은 "가서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준비를 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4개국 초청 친선 대회에 출전할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 명단도 발표됐다. 황희찬, 권창훈 등 지난 1월 열린 아시아 U―23 챔피언십에서 활약했던 선수가 대부분 다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6월 2일 나이지리아전(수원)을 시작으로 4일 온두라스(고양), 6일 덴마크(부천)와 경기한다.

유럽 원정 국가대표팀 명단

▲골키퍼=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정성룡(가와사키)
▲수비=윤석영(찰턴), 이용(상무), 임창우(알 와흐다), 곽태휘(알 힐랄), 김기희(상하이),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장현수(광저우 푸리)
▲미드필더=한국영(카타르SC), 기성용(스완지 시티), 정우영(충칭 리판), 고명진(알 라이안), 윤빛가람(옌볜), 남태희(레퀴야SC), 손흥민(토트넘), 이재성(전북),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공격=황의조(성남) 석현준(포르투) 기고자 : 김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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