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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웹진 블리처리포트는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 타격 자세의 약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 "토탭(toe tap·타격 전 앞쪽 다리로 지면을 퉁퉁 치는 것)과 레그킥(leg kick·타격 전 앞다리를 들었다 놓는 것) 두 가지로 타이밍을 잡는다"는 것이었다. 이 매체는 "메이저리그에서 둘 모두 사용하는 타자는 거의 없다"며 "하나를 버리지 않으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는 걸까. 박병호는 2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 5경기 연속 무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무안타 기간 18타수에서 삼진은 8개를 당했다. 시즌 타율은 0.220으로 추락했다. 미네소타는 1대3으로 패했다. 박병호는 지난 4년간 국내 리그 홈런·타점왕을 휩쓸던 시절에는 '최장 연속 무안타'가 3경기에 그칠 정도로 기복이 크지 않았던 선수다.

이 리포트의 분석에 따르면 보통 박병호는 투수가 와인드업을 할 때 토탭을 하고,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나면 레그킥으로 타이밍을 잡는다. 준비 동작을 두 개나 하니 타격이 한 박자 늦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박병호의 '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률'은 15.2%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181명 중 8위다. 그만큼 헛스윙이 많다. 이는 박병호가 유독 강속구에 약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박병호를 상대하는 투수는 그의 '강속구 약점'을 집중 공략한다. 투수들이 빠른 공으로 결정구를 던지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비관하기엔 이르다. 김용달 KBO(한국야구위원회) 육성위원은 "타격 사이클이 하향세에 있을 뿐이고 자세를 흔들 필요는 없다"며 "작년 레그킥 논란이 있었던 강정호(피츠버그)도 결국 성적으로 비난을 극복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꼴찌(0.256)에 팀타율이 28위(0.231)인 미네소타의 중심 타자를 맡으면서 집중 견제를 당하는 것도 슬럼프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는 팀 사정상 '내가 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할 것"이라며 "거의 매 경기 상대팀 필승조를 만나게 되니, 개인 기록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