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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일본 국회에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금지법이 가결됐다. 하지만 '헤이트 스피치를 금지한다'는 원칙만 있고 구체적 처벌 조항은 끝내 들어가지 않아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헤이트 스피치는 주로 재일동포와 한국인에게 집중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중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본국(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에 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발의했으며, 중의원 표결에 앞서 지난 13일 참의원을 통과했다.

헤이트 스피치 금지법은 "특정 인종·민족 집단을 겨냥해 공공연히 생명·신체·명예·재산에 위해를 가하려는 언동, 특정 집단을 표 나게 멸시하는 언동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또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차별적 언동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명기했으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상담 시스템을 정비하고, (헤이트 스피치를 막기 위한) 교육 활동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2012년 4월부터 2015년 9월까지 3년 반 동안 일본 전역에서 벌어진 혐한(嫌韓) 시위와 가두 행진은 1152건에 달했다. 주로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일명 재특회) 같은 우익 단체가 주도했다. 이들의 언동이 문제가 되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올 초 "부끄러운 일"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법안은 헤이트 스피치가 불법이라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고자 : 김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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