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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심판 매수' 의혹과 관련, 24일 최강희(57) 전북 감독이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며 사의를 표하면서 프로축구계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전북의 스카우트 차모씨는 2013년 심판 2명에게 유리한 판정을 부탁하며 5차례에 걸쳐 총 500만원 뒷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K리그 통산 4회 우승의 명문 전북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다른 구단에도 의혹이 쏠리고 있다. 유명 감독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2011년 승부 조작 파문 이후 5년 만에 닥친 대형 악재에 팬들은 "이제는 응원하기도 지친다"며 깊은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프로축구 전·현직 심판 4명은 경남 FC 관계자에게 수백만~수천만원 뒷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중 2명이 이번에 다시 비슷한 청탁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이다. 한국 프로축구 심판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리그 심판들은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와 달리 기본급이 따로 없다. 경기에 투입된 횟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다. 클래식(1부 리그)의 경우 주심은 200만원, 부심은 100만원, 대기심은 50만원이다. 작년 프로축구에서 수당이 가장 많았던 심판은 27경기에서 575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적은 심판은 2600만원(18경기)이었다. 프로야구의 경우엔 경력 20년 이상 심판은 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다.

사건이 발생한 2013년은 심판위원회가 직접 심판을 배정하던 시절이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당시엔 심판에 따라 접대를 하거나 '목욕비' 명목으로 현금을 주는 일이 관행처럼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 에이전트는 "심판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감독의 또 다른 능력이란 얘기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연맹은 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2015시즌부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심판을 배정하고 있다. 하지만 심판 수가 47명(주심 22명+부심 25명)에 그치다 보니 감독이나 구단 관계자들과의 유착 관계를 뿌리 뽑기가 쉽지 않다.

일부에선 "거액의 뇌물이 오간 본격 매수와는 다르다. 그간의 잘못된 관행이 드러난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비리를 뿌리 뽑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연맹 내에 상시 감시와 자체 조사 기능을 가진 조직을 두고, 각종 제보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심판 처우를 개선하되, 작은 비리도 영구 자격 박탈 등으로 중징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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