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일부 고위 공무원이 관련 업계에서 돈을 받는 등 비리를 저지른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식약처는 "본부와 지방청에 속한 국장급 고위 공무원 2명이 업무와 관련해 직·간접으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 19일 직위 해제하고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조직 안팎에서 전해진 제보에 따라 총리실 '복무점검반'이 부적절한 행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적발됐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본부 소속 국장이자 의약품 안전 관리 업무를 맡았던 적이 있던 C씨는 아내가 의약품 업체에 취업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다만 해당 국장은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정당한 절차를 밟아 취업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에서 아내가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식약처의 지방식약청장(국장급)인 K씨는 관련 업체에서 현금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복무점검반이 K씨 사무실에서 20만~30만원씩이 든 봉투를 여럿 발견했기 때문에 최소한 현금 100만원을 받았다고 조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공무원은 "일부 금품을 받은 적은 있으나 소액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는 두 고위 공무원의 금품 수수 사실이 드러났지만 구체적 수수 정황이나 금액 규모 등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경남지방경찰청에서는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식약처 공무원 박모(46)씨 등을 구속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식약처 공무원들은 수입 식품이 통관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대가로 관세사와 식품 수입업자에게서 금품 26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식약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각종 식의약품 관련 관리 업무가 많아 청탁 유혹은 많은데 자정 작용이 부족했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허가를 얼마나 빨리 내주느냐에 따라 기업 이익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식약처에 아쉬운 소리를 하는 일이 잦다"고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식약처는 비위 행위자에 대한 징계 기준을 강화하는 식의 대책을 뒤늦게 내놓았다. 식약처는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은 수수한 금액이 100만원 미만이어도 파면 등 중징계가 가능하도록 징계 양정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식약처장에게 직접 비위 행위를 제보할 수 있는 휴대전화 핫라인도 개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고자 : 김성모
본문자수 : 1256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