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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맨체스터 더비'는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라이벌전 중 하나다. 다음 시즌 이 대결은 더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됐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두 명장, 주제 무리뉴(53·포르투갈)와 주제프 과르디올라(45·스페인)의 대결이 가미됐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2월 다음 시즌 맨시티 사령탑에 미리 내정됐다. 연봉은 26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무리뉴는 최근 루이스 판 할 감독이 경질된 맨유의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25일 "무리뉴가 맨유와 3년간 3000만파운드(약 517억원)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맨유 팬들은 환영 분위기다. 27년간 팀에 우승컵 38개를 안긴 알렉스 퍼거슨(75) 감독이 2013년 5월 맨유를 떠난 뒤 세 시즌 동안 FA컵 트로피 하나에 만족해야 했던 팬들에게 '우승 청부사'라는 무리뉴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무리뉴는 포르투와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을 거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포함해 우승 트로피를 모두 22개 들어 올렸다. 맨시티 팬들도 기대에 차 있다. 과르디올라는 무리뉴보다 여덟 살 어리지만 바르셀로나와 뮌헨 사령탑으로 우승 트로피를 무리뉴와 같은 22개 수집했다.

둘은 이미 스페인 무대에서 바르셀로나 감독(과르디올라), 레알 마드리드 감독(무리뉴)으로 화끈한 '엘 클라시코(전통의 경기란 뜻으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전을 일컫는 말)' 대결을 벌인 일이 있다. 선수 경력에선 비교가 안 된다. 변변한 프로 경력 없이 구단 통역 등을 거쳐 지도자로 입문한 무리뉴와 달리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의 캡틴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특급 미드필더였다. 감독 시절 메시 중심의 팀을 만들기도 했다.

둘은 성격도, 경기 스타일도 판이하다. 침착하고 신중한 전략가인 과르디올라는 그라운드에선 쉴 새 없이 공을 주고받는 화려한 패스 축구를 선보인다. 반면 무리뉴는 줄기차게 입을 놀리는 '떠버리'다. 선수 위에 군림하는 '보스'로 유명한 그는 중원과 후방을 강화해 실점을 최소화하는 실리 축구 전문가다.

무리뉴가 바르셀로나에서 코치를 맡았을 때 과르디올라는 주장이었다. 둘은 그런 관계로 4년을 함께한 인연도 있다. 무리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스트레스가 없을 테니) 머리가 빠지지 않는다"며 "대머리인 과르디올라를 봐라. 그는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과르디올라는 욕설을 섞어가며 "기자회견장에서는 무리뉴가 최고(Fxxxing Master)다. 나는 경기장 안에서 그를 이기면 된다"고 응수했다.

그 말대로 상대 전적에선 과르디올라가 7승5무3패로 앞선다.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맞은 첫 번째 엘클라시코에서 과르디올라에게 0대5로 대패하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무리뉴가 맨유를 맡게 되면 파리 생제르맹과 계약이 끝난 수퍼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맨유행 가능성은 커진다. 인터밀란에서 무리뉴와 함께했던 이브라히모비치는 지금도 무리뉴와 친밀한 사이다. 한편 이브라히모비치는 가장 싫은 감독으로 과르디올라를 꼽는다. '겁쟁이'라는 이유다.

[공통점도 있다… 옷 잘입는 꽃중년·아내밖에 모르는 순정파]

주제 무리뉴와 주제프 과르디올라는 축구계에서 알아주는 패셔니스타다. 무리뉴는 작년 남성 패션 잡지 GQ가 꼽은 '올해의 남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큰 경기 때 자주 입는 아르마니 회색 코트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머플러를 잘 활용하는 것도 무리뉴 패션의 특징이다.

과르디올라는 어린 시절 모델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짙은 색 슈트를 입을 때 밝은 색깔 조끼나 스웨터를 빼놓지 않는 멋쟁이다. 젊은 감독답게 정장에 청바지를 받쳐 입기도 한다.

두 감독 모두 순정파로 통한다. 무리뉴는 17세에 두 살 어린 마틸드를 처음 만났고, 26세이던 1989년 결혼에 골인해 딸과 아들을 두고 있다. 최근엔 아내 생일 때 깜짝 선물로 자기 손목에 아내 별명(타미)을 문신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과르디올라는 18세 때 지금 아내인 크리스티나를 처음 만나 25년을 함께하다 2014년 결혼식을 올렸다. 세 자녀가 있다. 데일리메일은 "옷 가게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크리스티나는 남편을 감독석에서 가장 멋진 남자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래픽] 주제 무리뉴 vs. 주제프 과르디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