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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 지 안드라지 지음｜임호준 옮김｜을유문화사｜254쪽｜1만2000원

1920년대 브라질 문화운동 '식인주의'를 대표하는 장편소설이다. '식인주의'는 브라질의 문화적 특징을 설명한다. 원주민과 백인, 흑인으로 구성된 다양한 인종이 타자(他者)의 문화를 마구 먹어치워서 혼합과 변형의 문화 체계를 세웠다는 것. 이 소설의 작가는 브라질 화폐에 얼굴이 등장했던 국민 작가다. 그의 소설이 국내에 번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설은 아마존 정글 출신의 주인공 마쿠나이마가 고향을 떠나 도시로 와서 식인 거인과 싸워 이긴 뒤 다시 정글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뼈대로 삼고 있다. 이 단순한 이야기는 디테일의 재미로 풍성한 상상력의 카니발을 펼쳐보인다. 토속적 풍자로 시대와 사회를 녹여내기도 했다. 발표된 이후 브라질 문화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1969년 영화로 제작돼 주요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신화적이면서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브라질의 사회사를 반영한다. 심지어 주인공 마쿠나이마의 피부색이 변하기도 한다. 그는 원주민을 어머니로 둔 흑인이지만 원주민에게 예수의 말씀을 전하는 성인(聖人)의 거대한 발자국에 고인 물속에 몸을 담갔다가 백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브라질의 여러 인종을 거치게 된다는 것. 이 책은 신화, 노래, 제의(祭儀), 편지, 기도문 등을 활용해 텍스트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브라질 특유의 카니발 문화가 소설의 밑바탕에 깔려있고, 작품의 형식과 내용도 다양한 언어의 축제를 보여주기도 한다. 번역은 스페인 문학과 영화를 전공한 임호준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가 맡았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의 83번째 책이다.

기고자 : 박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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