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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돈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던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25일(현지 시각) 첫 대선 자금 모금 행사를 열었다. 오랜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토머스 바락 '콜로니 캐피털' 회장의 로스앤젤레스 샌타모니카 해변 저택에서였다. 15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걷힌 돈은 600만달러(약 71억원), 후원하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400만달러(약 47억원)로 결과가 좋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오후 7시에 도착해 10시 30분까지 3시간 30분 동안 자리를 지켰다고 보도했다. 참석자들과 식사를 함께하면서 사진도 찍고, 선거 유세 때의 공격적 스타일 대신 편한 톤으로 연설했다. 무역과 이민 정책 등에 대한 질문에도 열심히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공식 조직과 손잡고 치른 첫 모금이었다. 후보 경선 때는 대부분 자기 돈으로 선거를 치렀지만, 최소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에 이르는 11월 본선 자금은 당 조직과 공동으로 모금하기로 한 것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협의해 '트럼프 빅토리(Trump Victory)'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두 공동모금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 빅토리'가 주관했다. 2012년 대선 때도 밋 롬니 당시 공화당 후보는 당 조직과 함께 모두 5억달러(약 5900억원)를 모았다.

참석자 중 트럼프와 사진을 찍으려면 개인당 2만5000달러(약 3000만원), 행사 주최 위원회에 이름을 올려 '호스트'가 되려면 10만달러(약 1억1800만원)를 내야 했다. 금융, 연예, 부동산, IT 산업 관련자들이 많이 참석했는데, 앤젤리나 졸리의 아버지인 배우 존 보이트도 있었다. 행사 관계자는 언론에 "18명이 호스트로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개인이 공동 모금회에 낼 수 있는 최고 한도인 44만9400달러(약 5억3000만원)까지 낸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캠프 자금 운영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黨)과 공동 모금 행사를 벌일 정도로 트럼프는 당내 입지가 단단해졌다. '트럼프는 절대 안 돼(Never Trump)'를 외치던 공화당 지지 성향 기부자와 당 지도부, 보수단체들이 '힐러리는 절대 안 돼(Never Hillary)'라는 구호 아래 결집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 전했다. 트럼프를 '위험한 사기꾼'이라고 불렀던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연방 상원 의원도 "힐러리 집권 4년을 감수할 수 있다면 그건 당신의 자유지만, 나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힐러리 집권을 막을 것"이라고 트럼프 지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공화당 선거 캠프 전략가 출신인 미국 상공회의소의 스콧 리드는 "힐러리보다 공화당원을 결집하는 이름은 없다"고 했다. RNC도 선거 자금 모금 이메일 제목에서 트럼프를 지원하라는 식의 내용 대신 '네버 힐러리'를 내세웠다.

반면 힐러리 측은 '이메일 스캔들' 확산 여파 등으로 4월에 비해 5월 선거자금 모금이 줄었다. 로비 무크 선대본부장은 27일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와의 본선 맞대결 구도가 확정되면 힐러리 지지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우리 추정은 맞지 않았다"며 "이러다가 트럼프가 이길 수도 있으니, 역사상 가장 극단적이고 변덕스러운 후보(트럼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자금 후원을 재차 요청했다. 힐러리는 당내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연방 상원 의원의 경선 완주 선언으로 돈·시간 모두 트럼프와 비교하면 손해를 보고 있다.

트럼프·공화당의 첫 선거자금 모금 행사

주최:‘ 트럼프 빅토리’모금위원회 장소: 콜로니 캐피털 회장인 토머스 바락의 LA 샌타모니카 저택 행사일: 25일 오후 7시~10시 30분 총 모금액: 600만달러 약정액: 400만달러 주최 측 이름 올리는 데: 10만달러(18명 등재) 트럼프와 사진 찍는 데: 2만5000달러 1인당 후원 한도액: 44만9400달러 기고자 : 윤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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