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다음 달 23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영국에서 윈스턴 처칠(1874~1965·사진) 전 총리가 살아있다면 EU 잔류와 탈퇴 중 어느 쪽을 선택할까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처칠은 영국이 EU에 가입하기 전 사망했는데도, 잔류와 탈퇴 진영은 서로 "처칠은 우리 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탈퇴 진영의 대표적 인물이자 처칠 전기를 쓰기도 한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최근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처칠의 비전은 영국이 유럽 대륙에서 탄생할 '초국가'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었다"며 "그는 (유럽 국가들의) 결혼은 지지하지만 영국은 그 결혼에 참여하지 않는 존재로 봤다"고 했다. 역사학자인 앤드루 로버츠도 "처칠이 살아있다면 의심할 여지 없는 탈퇴 지지론자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EU 잔류를 지지하는 처칠의 손자 니컬러스 소움즈 하원 의원은 "할아버지는 영국이 (유럽 대륙에서) 고립되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캐머런 총리도 "2차 세계 대전 이후 처칠은 서유럽이 함께하고, 자유무역을 증진시키고, 유럽이 다시는 전쟁에 빠지지 않게 할 기구를 설립하는 데 열성적이었다"며 "그는 영국이 혼자이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처칠은 1930년 2월 미국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기고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꿈과 임무가 있다. 우리는 유럽과 함께하겠지만 유럽 자체는 아니다"라고 썼다. 하지만 1946년 9월 스위스 취리히대학 연설에서는 "우리는 이른바 '유럽 합중국(United States of Europe)'를 건설해야 한다. 이것이 수억명 유럽 사람이 소박한 즐거움과 희망을 되찾고 인생이 살 만하다고 느끼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기고자 : 장일현
본문자수 : 88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