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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탈북해 한국 땅을 밟은 김영수(33·가명)씨는 2010년부터 용접 기술을 익혀 작년 상반기 현대중공업 생산기술직 채용에 합격했다. 대기업 정규직이 된 것이다. 현재 울산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씨는 27일 본지 통화에서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갖게 된 것은 탈북민에 대한 기업의 배려 덕분"이라고 했다.

김씨는 한때 대학 진학을 준비했지만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해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용접공으로 진로를 바꿨다. 정부 지원을 받아 남인천폴리텍 특수용접과 1년 과정에 들어가 특수용접기능사와 용접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탈북민에 대한 편견 때문에 취업은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 중소기업 면접에서는 면접관들이 나에게만 질문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너무 억울해서 면접장에서 '열심히 기술을 익혔다. 탈북자도 한 번 믿고 써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2013년 김씨는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이 사무기술직 채용에 지원하면 5% 가산점을 주고 최종 선발 인원의 1%를 뽑겠다'는 현대중공업의 발표에 다시 힘을 냈다.

김씨는 먼저 지원 자격을 갖추기 위해 현대중공업의 기술교육원 용접 과정 교육생으로 들어갔다. 당시 교육생 90명 중 탈북민이 8명이었다. 교육원 측은 이들에게 정규 교육이 끝난 뒤 두 시간의 추가 강의를 해주고 용접 연습장도 별도로 제공해줬다. 김씨는 "여름에는 용접 열 때문에 말도 못하게 더웠지만 어렵게 잡은 기회라 생각하고 수건에 불붙는 줄도 모르고 연습했다"고 했다.

김씨는 교육원 수료 후 울산·군산 등의 조선소에서 경력을 쌓은 뒤 현대중공업에 합격할 수 있었다. 김씨는 "열심히 하다 보니 도움의 손길도 오는 것 같다"며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탈북민도 계속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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