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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인터넷을 접목하는 시도는 요즘 예능의 새 트렌드다. 출연자들이 각자 인터넷 방송을 한 뒤 이를 편집해 TV로 내보내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의 성공 이후 방송사들은 네티즌을 TV 앞으로 불러모을 방법을 앞다퉈 연구하기 시작했다. KBS는 지난해 '미래스타스쿨 예띠TV'를 선보였고 SBS도 지난 20일 비슷한 형식의 '좋아요' 파일럿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KBS2가 이달 초 내놓은 예능 '어서옵SHOW'는 이런 포맷의 최신판이다. 쇼 호스트가 게스트와 팀을 이뤄 게스트의 재능을 팔고, 3팀 중 누가 가장 많은 주문(유료문자 투표)을 받아내는지 겨룬다. 2주에 한 번 수요일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인터넷 방송으로 홈쇼핑을 진행하면서 네티즌들과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한 다음, 이 내용을 편집해 매주 TV(금요일 오후 9시 35분)로 방영한다. 인터넷과 TV 방송에서 각각 받은 주문을 합산해 순위를 낸다.

안정환이 자신의 축구 재능을 판매해 1위에 오른 뒤 주문자 중 1명인 축구교실에 찾아가 축구를 가르쳐주고, 자신의 냉장고 청소 재능을 보여주어 1위에 오른 서장훈이 주문자 중 한 명의 일일 주부 역할을 해주는 식이다. 스튜디오에서만 진행하는 마리텔에 현장성을 추가했다. 화려한 출연자 라인업은 방송 전부터 특히 시청자의 기대를 모았다. tvN '삼시세끼'로 예능 스타가 된 뒤 지상파 예능 첫 MC를 맡은 배우 이서진, 음주 사고 이후 케이블을 거쳐 지상파로 돌아온 노홍철, SBS '런닝맨'이 낳은 스타인 가수 김종국이 고정 MC(쇼 호스트)로 출연한다.

안정환과 서장훈 외에도 국악소녀 송소희의 '국악 행사', 인간형 로봇 '휴보'와의 '미래 체험', 유명 디자이너 팀 '스티브J & 요니P'의 '의류 리폼' 등이 지금까지 상품으로 내걸렸다. 주문자들이 투표할 때마다 100원씩 내는 수익은 모아서 기부한다는 공익적 요소도 담았다.

게스트의 전문성과 개성은 이런 개인 콘텐츠 방송만의 매력. 최수현 기자는 "참신한 게스트를 섭외해 신선한 재능 상품을 선보이는 실력을 보여줬다"고 했다. 인터넷 개인 방송 1세대라고 자부하는 양지호 기자는 "홈쇼핑 호스트를 처음 해보는 MC들이 방송에 적응해나가는 과정만으로도 웃음을 선사했다"고 했다. 인터넷 개인 방송을 본 경험이 없는 김윤덕 기자도 "소파에 껌 딱지처럼 달라붙어 아무 생각 없이 낄낄거리게 도와주는 것이 TV의 본분이라면 이 프로는 그 본분을 매우 충실히 수행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 번에 와닿지 않는 경연 방식과 늘어지는 진행 속도는 약점. 김윤덕 기자는 "곧바로 승부를 내는 데 익숙한 시청자에게 2주에 한 번 승자를 발표하는 방식은 지루하다"며 "SBS '판타스틱 듀오'가 MBC '복면가왕'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를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인터넷 방송 형식임에도 홈쇼핑 주문(유료문자 투표) 실시간 공개 시스템이 없고 최종 주문 결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지 않는 것도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마리텔'에서는 게스트가 단독으로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반면 '어서옵쇼'는 MC와 게스트가 팀을 이룬다. 최수현 기자는 "'마리텔'에서는 출연자의 매력이 그대로 드러나 백종원 같은 대형 스타가 발굴될 수 있었지만 '어서옵쇼'에선 게스트의 역량이 MC에게 가려진다"고 했다. 양지호 기자는 "인터넷 방송 당시 나왔던 댓글을 TV 화면에 집어넣는 것만으로 진정한 '쌍방향 소통'이라 말할 수는 없다"며 "게스트의 '품질'을 유지하고 진행에 세부 조율을 해나가면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된 틀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래픽] KBS2 새 예능 '어서옵SHOW' 기고자 : 양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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