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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30일 정운호(51·수감 중·사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 대해 회사 돈 횡령 혐의와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작년 10월 100억원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정 대표는 오는 6월 5일 형 만기로 출소할 예정이었다. 검찰이 정 대표에 대해 다시 영장을 청구한 것은 법조 비리와 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등에 로비한 혐의를 추가로 수사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검찰은 정 대표가 작년 1~2월 네이처리퍼블릭 대리점 등을 통해 회사 돈을 빼돌려 회사에 140억원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정 대표가 2012년 서울메트로 상가 입점 추진 문제로 소송을 벌이던 심모씨의 재판에 출석해 위증(僞證)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검찰의 입장은 작년 10월 도박 혐의 수사 때 '횡령은 찾아내지 못했다'고 했던 것과 모순되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정 대표의 도박액이 거액임에도 "정 대표의 개인 자금이 워낙 많았고 도박 자금 출처(出處)에 대한 소명이 충분했다"며 압수 수색 등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수사해보니 140억원 넘는 횡령·배임 혐의를 찾아냈다는 것이다. 결국 검찰의 처음 수사가 부실했거나, '봐주기 수사'였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수사를 무마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번에 드러난 횡령 혐의는 도박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홍만표 변호사에 대해서도 지난해 검찰 관계자에게 로비하겠다며 정 대표로부터 3억원을 받고, 2011년 서울메트로 상가 입점 문제로 소송을 벌일 때 사건을 해결해주겠다며 역시 정 대표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변호사 수임료 신고를 누락해 10억여원을 탈세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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