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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박형철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신설된 반부패비서관에 임명돼 2년 넘게 근무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피로감을 호소하며 교체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김태우 전 수사관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하면서 시기가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의 후임자로 검토되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시간이 더 지체되고 있다고 한다. 법조계 인사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근에도 대검 반부패부 출신인 A변호사에게 자리를 제안했지만 그가 고사했다고 한다. 이 과정을 잘 아는 한 변호사는 "청와대가 여러 차례 자리를 맡아달라고 했지만 A변호사가 워낙 완강히 거부했다"고 했다. 그 외에도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됐지만 대부분 선뜻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사정비서관 역할을 하는 반부패비서관은 청와대에서도 요직이다. 그 자리를 맡아달라는 요구를 이렇게 완강히 거절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법조계에선 제도 변화와 시기가 그런 상황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반부패비서관 자리는 검사들에겐 승진 코스로 인식돼 인기가 많았다. 실제 현직 검사가 사표를 내고 청와대에 파견 갔다가 다시 검사로 재임용되면서 좋은 보직을 꿰차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검찰 중립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검사는 사표를 내고 1년 뒤에 청와대로 갈 수 있고, 청와대에서 나온 뒤엔 2년이 지나야 검사로 임용될 수 있게 법이 바뀌었다. 그러면서 검사들에겐 그 자리의 '장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미 검찰을 나간 변호사들도 꺼리기는 마찬가지다. 전직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제는 반부패비서관을 마치고 나오더라도 향후 사건 수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고 했다. 그는 또 "정권 초반이라면 모를까 정권이 이미 중반에 들어섰기 때문에 그 자리에 가봐야 별로 득이 될 게 없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