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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팀·4대그룹 만나 거시금융 상황점검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미 달러화 강세 등으로 불안한 금융시장과 관련해 거시금융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 정부 당국자는 물론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 재무 책임자들도 참석했다. 글로벌 금융 불안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들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차원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24시간 경제 상황 점검을 지시하는 한편 경제 체질을 민간·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산업 구조도 에너지 저소비·고효율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제3차 거시금융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부터 더욱 긴장감을 갖고 준비된 비상 조치 계획에 따라 필요한 적기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경제팀은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24시간 국내외 경제 상황 점검 체계를 가동해 한 치 빈틈도 없이 대응해 달라"고 지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례없는 강(强)달러 영향으로 우리 금융·외환 시장도 변동성이 커졌고 전 세계의 금리 인상과 시장 불안에 따라 실물 경제 둔화도 우려되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튼튼한 방파제를 쌓아뒀고 시장 안정 조치를 일부 취했지만, 더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날 회의는 미국의 고금리와 강달러화 등으로 아시아 환율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과 수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삼성전자·SK·현대자동차·LG전자 등 주요 대기업 재무 책임자들은 "아직 외화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다"면서 회사별 상황을 정부 당국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한국산 전기차에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한 기업 측 대응 노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위기가 기업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1997년 IMF 외환 위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주요 대기업들의 외화 조달에 이상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회의에 참석한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외화 유동성 악화로 환율이 함께 상승한 과거의 외환·금융 위기 때와 지금 상황은 다르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경제·산업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외 요인으로 시작된 위기는 우리가 내부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충격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이번 위기를 민간과 시장 중심으로 우리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뛰는 기업들이 일부 분야에선 정부가 갖지 못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기업이란 생각으로 기업 관계자들과 정보를 공유해 정책 수립 단계부터 기업 의견을 반영해 글로벌 금융 위기를 극복하자"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또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반복되는 만큼 우리 산업을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어려움이 예상되는 독일, 일본, 한국 등은 제조업 강국으로 에너지와 자원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라며 "고유가 등 에너지 위기로 무역수지 등에서 고전할 수 있는 만큼 에너지 효율적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기고자 :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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